무솔리니 로마 저택 인근에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된다
멜로니 총리, 로마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 계획 발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수도 로마에 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잊지 않기 위한 홀로코스트 기념관이 건립된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16일(현지시간) 내각 회의를 마친 뒤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 계획을 발표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 기념관이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되살리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지부진하던 홀로코스트 기념관 건립 계획은 지난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로마를 방문한 이후 급물살을 탔다.
젠나로 산줄리아노 문화부 장관은 기념관 건립을 위해 1천만 유로(약 139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파시스트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는 독일 나치 지도자 아돌프 히틀러와 동맹 관계를 맺으며 1938년 인종법을 제정해 유대인 차별에 나섰다.
무솔리니가 쫓겨난 이후 이탈리아 영토를 점령한 독일 나치 정권은 로마의 유대인 거주지역을 급습해 검거한 약 2천명의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내몰았다.
10대 시절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창설한 정치단체에서 활동했던 멜로니 총리는 그동안 '파시스트 총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애써왔다.
지난해 10월 25일 취임 후 첫 국정 연설에선 "난 파시즘을 포함해 반민주적인 정권에 대해 한 번도 동정이나 친밀감을 느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무솔리니가 1938년 제정한 인종법을 거론하며 "이탈리아가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때"라고 표현해 무솔리니와 거듭 선을 그었다.
이번에 건립되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무솔리니가 살았던 로마 시내의 저택 인근에 지어져 상징적인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무솔리니는 '빌라 토를로니아'로 불리는 이 저택에서 1925년부터 1943년까지 부인 및 자녀들과 함께 거주했다.
프로젝트 책임자인 건축가 루카 제비는 AFP와 인터뷰에서 3년 이내에 기념관을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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