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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8년만에 열린 이집트 성지순례지는 어떤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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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8년만에 열린 이집트 성지순례지는 어떤 곳


(타바·세인트캐서린·누웨이바[이집트 남시나이주]=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이집트와 중동의 이스라엘 그리고 요르단을 잇는 성지순례 코스는 기독교인뿐만 아니라 이슬람교도, 유대교 신자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여행 경로다.
구약성서에 묘사된 유대 민족의 출애굽 여정을 따라가는 이 성지순례의 출발은 통상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서 시작해 이스라엘과 요르단으로 이어지지만, 요르단 등에서 시작해 반대로 이집트에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다.
대개 한국의 단체 성지순례객들은 이집트 카이로 구시가지에 있는 '아기 예수 피난 교회'와 '모세 기념 교회'를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한다.
'아기 예수 피난 교회'는 아기 예수가 헤롯왕의 박해를 피해 애굽으로 피난했을 때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진 곳에 세워진 교회다.
또 이 교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는 모세 기념 교회는 생후 3개월에 갈대 상자에 담겨 나일강에 버려졌던 모세가 구조됐다는 장소에 세워진 교회다.
이 밖에 순례객들은 카이로에서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이집트 고고학 박물관 등 일반 관광을 마치고 버스 편으로 시나이반도로 이동한다.

시나이반도의 성지순례 일정은 시나이산(일명 호렙산)과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으로 이어진다.
정상의 높이가 해발 2천285m인 시나이산은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의 경전에 공히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산의 발치에 있는 세인트 캐서린 수도원은 성경 속 인물인 모세가 '불타는 떨기나무'(불이 붙었지만 타들어 가지 않는)를 목격했다는 장소에, 동로마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명령으로 6세기 중반에 세워졌다.

이집트 성지순례의 핵심인 시나이산 트레킹과 수도원 방문을 마친 순례객들은 시나이반도 동북쪽에 있는 타바 검문소를 통해 육로로 이스라엘로 넘어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과거 한국의 단체 여행객들이 탄 버스가 테러와 납치의 표적이 된 적이 있다.
2012년에는 한국 관광객을 태우고 카이로에서 출발해 시나이산으로 가던 버스를 베두인 무장세력이 멈춰 세우고, 관광객 2명과 가이드 1명 등 한국인 3명을 납치했다가 29시간 만에 석방했다.
또 2014년 2월에는 시나이반도 동부 타바의 이집트-이스라엘 국경 초소에서 한국인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를 대상으로 한 폭탄 테러로 한국인 3명이 목숨을 잃고 14명이 부상했다.

2011년 시민 혁명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정권이 붕괴한 이후 이집트 정국이 격랑에 휩싸이고 치안이 불안해진 가운데 발생한 사건들이다.
2013년 7월 무슬림형제단 배경의 무함마드 무르시 정권 붕괴 이후에는 외부 무장세력이 대거 유입되면서 시나이반도가 중동 내 지하드(이슬람 성전) 세력의 새 근거지로 부상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는 2012년 납치 사건을 계기로 시나이반도에 대한 여행경보를 2단계(황색, 여행자제)에서 3단계(적색, 출국 권고)로 상향 조정했다.
또 2014년 카이로 등에서 테러 사건이 벌어지는 등 치안이 불안해지자 시나이반도를 제외한 이집트 전역의 여행 경보를 2단계로 올렸고, 한국인 버스를 겨냥한 폭탄테러가 발생한 시나이반도에 대해서는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이후 이집트 정부의 지속적인 테러 세력 근절 등으로 시나이반도 남부의 치안 상황이 개선됐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8월 카이로를 비롯한 나일강 유역의 도시지역과 지중해 해변 일대, 시나이반도 남부 샤름 엘 셰이크와 다합의 여행 경보를 1단계(남색, 여행유의)로 낮췄다.
또 시나이반도 남부의 세인트 캐서린, 타바 및 이동구간에 대한 경보를 3단계에서 2단계로 낮추면서 성지순례 관광이 본격 재개됐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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