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北 ICBM에 "한미훈련·美핵잠 판매의 부정 영향 우려"(종합)
對북한 비판 없이 사실상 한미에 책임 돌려…"대화 재개해야"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 외교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직전 이뤄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추정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대호주 핵추진 잠수함 판매 등을 정세 악화의 원인으로 거론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이날 발사에 대한 연합뉴스의 논평 요구에 "최근 미국 등이 지역에서 대규모 연합훈련을 계속하고 전략무기 출격 빈도를 끊임없이 높이고 핵잠수함을 타국에 이전키로 했다"며 "이런 움직임이 한반도 정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규모 연합훈련'은 한미가 13일 시작한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합연습을 거론한 것이다.
또 '핵잠수함 이전'은 미국이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틀 안에서 호주에 2030년대 초반부터 핵추진 잠수함 최대 5척을 판매하기로 최근 합의한 것을 말한다.
왕 대변인은 이어 "지금 한반도 정세에 필요한 것은 불을 끄고 열을 식히는 것이지, 불에 기름을 붓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적 해결의 방향을 견지하고 갈등을 완화하고 대화를 재개하는 바른 길을 걸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임에도 안보리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인 북한의 ICBM 발사에 대해서는 비판하거나 유감을 표명하지 않고, 정세 악화의 책임을 한미 등에 돌린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께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이 군에 포착됐다.
이 미사일은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천㎞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이 최고 고도 6천㎞까지 솟구쳐 70분가량 비행했으며 한반도에서 동쪽으로 약 550㎞ 떨어진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인권 논의에 중국이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에 대해 답하면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호응하지 않아 한반도 정세가 악화됐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민감한 것은 주로 미국이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호응하지 않고 오히려 끊임없이 대북 압박과 억지력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지난 14일과 전날 브리핑에서도 이와 거의 동일한 대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중국은 최근 한반도 관련 사안에서 양비론적 입장에서 벗어나, 점점 북한의 입장을 명확히 두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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