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대만도 반도체 팹 한곳에 '밀집'…생태계 하나로 움직여
미국 애리조나·뉴욕·텍사스 집중…2030년까지 첨단 클러스터 구축 목표
대만 신주, 중국 시안에도 반도체·IT기업 수백개 몰려 시너지 창출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정부가 수도권에 세계 최대 첨단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해외 반도체 클러스터 사례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면 전후방 산업의 협력을 강화해 생태계 구축과 운영 측면에서 유리하다.
전후방 산업이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집중되면 관련 인프라에 대한 중복 투자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인재 결집도 쉽다.
이에 미국, 대만, 중국 등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생태계가 하나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은 국토 면적이 한국의 98배나 되지만 반도체 제조공장(팹)은 애리조나주, 뉴욕주, 텍사스주 3개 지역을 중심으로 밀집해 있다.
최근 삼성전자[005930], 인텔, NXP, 마이크론, TSMC가 건설 계획을 발표한 미주 지역 11개 신규 팹 중 9개가 애리조나, 뉴욕, 텍사스에 있다.
애리조나에는 '터줏대감' 인텔 외에도 온세미컨덕터, NXP, 마이크로칩 등이 자리를 잡았다. 지역 여러 대학도 반도체 산업에 인재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실리콘밸리와도 인접해 칩 제조에 필요한 제품과 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
뉴욕 북부에는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의 생산 라인이 다수 있다. 뉴욕 주립대학, 폴리텍 대학 등과 반도체 업체들의 산학 협력도 활발하다.
텍사스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텍사스인스트루먼트, NXP, 인피니언 등 오랫동안 명맥을 이어온 종합반도체(IDM) 업체들의 생산 기지가 집결됐다.
텍사스는 1980년대 일본의 반도체 추격 위기를 극복하고자 만든 미국 내 반도체 민관합동 컨소시엄 '세마텍'이 설립된 곳이기도 하다.
지난 2월 지나 러먼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2030년까지 2개 이상의 첨단 반도체 제조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유력한 클러스터 위치로는 애리조나, 텍사스, 오하이오, 등이 꼽힌다.
미국은 반도체지원법(CHIPS Act) 지원 대상 선정 5대 조건에 '클러스터'를 지목했다. 그만큼 반도체 클러스터는 패권 경쟁 승리에 필수조건으로 거론된다.
대만은 신주(新竹) 과학공업단지가 반도체 산업의 중심이다. TSMC와 UMC로 대표되는 파운드리 제조시설, 미디어텍 같은 반도체 설계 기업 등 대만 IT 기업 수백 개가 모여 있다.
이 단지는 토지, 세금, 자본, 인력, 공장 임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제시한다.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철저한 계획 기반 산업 배치로 신주 과학공업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를 육성했다.
중국은 서부 지역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 기지인 시안 가오신개발구가 세계적 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다.
시안에는 반도체 설계 기업 120여개, 웨이퍼 제조업체 8개, 패키징·테스트 기업 23개 등 반도체 기업 250여개가 있다. 여기에 30여개 정부·대학 연구기관까지 합쳐 종사자만 6만여명에 달한다.
삼성전자 낸드 플래시 공장을 비롯해 마이크론, 인피니온 등 해외 기업뿐 아니라 지리전자, UNISOC, 리청 등 중국 반도체 기업도 대거 몰려 있다.
시안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투자를 유치해왔다. 이에 힘입어 2011∼2020년 시안 반도체 산업 총매출은 연평균 30% 수준 성장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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