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69시간' 변경 가능성에 이정식 장관 "가능성 다 열려있어"(종합)
"최선 다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부분 있어…충분히 듣겠다"
'MZ노조' 새로고침과 2시간 간담회…16일 2030 자문단 미팅
민주노총은 개편안 폐기 촉구 기습시위…"과로사 내몰지 말아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15일 최근 발표한 근로시간 개편안과 관련, '주 최대 69시간'이 바뀔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로시간 관리 우수 사업장 노사 간담회를 갖기 전 기자들과 만나 "입법예고 기간 40일은 다양한 의견을 더 듣는 기간이고 미비한 사항이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안을 만들면서 많은 것을 고려했고, 입법예고안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충분히 의견을 수렴했다"라고 강조했다.
개편안 입법예고 기간은 다음 달 17일까지다.
이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늘 강조하는 게 노동자의 건강"이라면서 구체적인 수정 방향에 대해서는 "의견을 다 들어봐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개편안을 폐기하거나 원점 재검토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게 가능하겠느냐"라고 말했다.
여당에서 나온 '개편안 발표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얘기가 있는 것"이라면서 "주무 부처로서 중심을 잡고 챙기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고 답했다.
앞서 노동부는 지난 6일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주' 외에 '월·분기·반기·연'으로 확대해 '일이 많을 때는 일주일 최대 69시간까지 몰아서 일하고 적을 때는 푹 쉬자'는 내용의 근로시간 개편안을 발표했다.
이후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연일 진화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도 노동 약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개편 방안을 잡겠다며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 장관은 당장 이날 오후부터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2시간 동안 간담회를 진행했다.
새로고침 측은 이 장관에게 개편안을 그대로 시행할 경우 근로자 의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을지, 제도를 악용할 경우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유준환 새로고침 의장(LG전자 사람중심노조 위원장)은 "저번에 (논평에서 밝힌) 입장과 거의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라며 오는 22일 노동부와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로고침은 지난 9일 논평에서 '주 52시간제'조차 정착하지 못한 상황에서 개편안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이며, 국제사회 노동기준에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장관은 16일 오후에는 노동부 청년보좌역 등 20명으로 구성된 '2030 자문단'과 만난다.
이 장관은 양대노총과도 만날 계획이라면서 "입법예고 기간에 충분히 노사와도 소통할 계획을 마련했었고 노사도 당연히 공식 입장을 제기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이 장관을 찾아가 개편안 폐기를 촉구하는 기습 시위를 벌이며 반발하기도 했다.
근로시간 관리 우수 사업장 노사 간담회가 열린 회의실을 찾은 민주노총 조합원 7명은 '청년들은 분노한다! 주69시간제 폐기하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노동자를 과로사로 내몰지 말고 폐기를 확답해달라"라고 외쳤다.
honk02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