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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끝났는데…LG家 세모녀 "상속재산 다시 나누자" 소송 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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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 끝났는데…LG家 세모녀 "상속재산 다시 나누자" 소송 낸 이유는
세모녀 측 "유언장 없는지 나중에 알아"…LG "유언장 없는 것 이미 알지 않았냐"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부인과 두 딸이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해달라고 소송을 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송 배경과 향방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 모녀가 "유언장이 없는지 나중에 알았다"고 주장하는 반면 LG그룹은 "합의에 따라 4년 전에 적법하게 완료된 상속"이라고 선을 긋고 나선 가운데 향후 법정에 가게 되면 유언장 존재 인지 여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의 어머니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씨는 "상속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절차상의 문제를 바로잡아달라"는 취지로 상속회복청구 소송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유언장 존재 여부 등을 문제 삼으며 별도의 유언이 없었기 때문에 통상적인 법정 상속 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에 따라 상속이 이뤄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 전 회장의 유산은 ㈜LG 지분 11.28%를 포함해 모두 2조원 규모로, 이중 ㈜LG 지분은 구광모 회장 8.76%, 구연경 대표 2.01%, 연수씨 0.51%로 나눠 상속했다. 김 여사와 두 딸이 상속한 유산은 부동산 등을 포함해 총 5천억원 규모다.
상속은 2018년 11월에 적법하게 완료됐고, 관련 내용은 세무 당국에 투명하게 신고했다는 것이 LG 측의 설명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2018년 구 전 회장 별세 후 이미 합의가 끝난 상속 내용을 두고 4년이나 지난 시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세 모녀의 법률 대리인인 조영욱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합의할 때는 (구 전 회장의) 유언이 있다고 했다"며 "유언장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계속 보여주지 않았고 유언장이 없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로 재산 상속과 관련해 구본무 전 회장이 따로 남긴 유언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LG 측 관계자는 "유언장이 없다는 것은 이미 (원고 측도) 알고 있던 상황"이라며 "유언장이 있다고 생각했으면 왜 그때 보여달라고 하지 않았냐"고 반박했다.
유언장 존재 인지 여부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이처럼 엇갈리고 있어 향후 법정에서 주요 쟁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원고 측은 추후 내부 논의를 거쳐 자세한 소송 취지 등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LG 측은 지난 10일 입장문을 내고 "고인 별세 이후 5개월 동안 가족 간의 수차례 협의를 통해 법적으로 완료된 지 4년이 넘어 이미 제척기간(3년)이 지났고, 이제 와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이어온 LG 경영권 승계 룰은 4세대를 내려오면서 경영권 관련 재산은 집안을 대표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사람이, 그 외 가족들은 소정의 비율로 개인 재산을 받는 것"이라며 "이번 상속에서도 LG가의 원칙을 잘 이해하고 있는 상속인들이 이 룰에 따라 협의를 거쳐 합의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상속재산 분할에서 상속인 간의 합의가 존중받고 있으며, 상속인들이 진정한 의사에 따라 재산을 분할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는 것이 LG의 주장이다.

창업 75년 만에 처음으로 상속 재산 분쟁에 휘말리게 된 LG는 단호한 대응을 예고하고 나선 상태다.
만약 세 모녀의 주장대로 상속 재산을 법정 비율대로 다시 분할하게 되면 배우자 김 여사는 3.75%를, 나머지 세 자녀는 2.51%씩 상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LG그룹 지주사인 ㈜LG 지분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하다.
작년 9월 말 기준 구 회장의 ㈜LG 지분율은 15.95%지만, 세 모녀의 주장을 반영할 경우 최대주주 지위에는 변동이 없다고 해도 지분율이 9.7%에 그치게 된다.
반면 김 여사의 지분율은 기존 4.2%에서 7.95%로 뛰게 된다. 구 대표와 연수씨의 지분율도 각각 3.42%, 2.72%로 높아진다. 세 모녀의 지분율 합(14.09%)이 구 회장의 지분율을 넘어서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LG는 재산 분할을 빌미로 경영권을 흔들려는 시도로 보고 배후를 의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대표의 남편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가 소송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세 모녀 측 조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인화(人和)를 중시해 온 LG가에서 재산 다툼이 벌어진 것은 의외"라며 "실제로 합의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될지는 지켜볼 문제"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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