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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재법 조만간 윤곽…국내 배터리·車업계 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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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원자재법 조만간 윤곽…국내 배터리·車업계 또 비상
미국 IRA 이어 난관 마주할 가능성 우려
"자동차 생태계 큰 변화 생길 수도…법·제도적 지원해야"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김아람 최평천 기자 = 유럽연합(EU)이 중요 광물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입법을 추진하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내 산업계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이어 또다른 경제입법 난관을 마주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원자재 확보를 위한 중앙기관인 '유럽 핵심원자재위원회'(가칭)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CRMA 초안을 오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할 예정이다. 역내에서 최소 10%의 원자재를 생산하고, 이를 기반으로 필요한 전략물자 수요의 최소 40%를 자체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EU는 코로나 대확산 당시 중국의 봉쇄 정책 여파로 중국산 의존도가 높은 마그네슘, 희토류 등 핵심 원자재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었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에너지 위기까지 맞으면서 원자재와 에너지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
EU에는 독일, 프랑스 등 전통적 자동차 강국이 여럿 있고, 전기차 확대를 통해 적극적으로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지가 강한 권역이지만 핵심 원자재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CRMA에는 전보다 강화된 환경 기준을 기업에 요구하고, 현지에서 원자재를 생산·처리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중국 등 특정 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을 안정화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원자재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배터리 업계는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하는 처지에 놓일 수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아직 CRMA의 자세한 내용이 아직 나오지 않아 기다리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국은 미국대로, 유럽은 유럽대로 우선주의를 내세워 공급망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럽 시장 내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려는 자동차 업계도 CRMA 입법 방향에 따라 친환경차 현지 생산 압박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를 늘리고 있는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의 친환경차 생산 설비를 확충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자동차 수출 물량이 감소하면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CRMA로) 국내 자동차 생산 생태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한국도 자체 생산 생태계 구축을 위해 법·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도 최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공동위에서 EU 측에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와 CRMA 등 입법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puls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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