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회, 한국전 추모의벽 전사자 명단 오류 직접 조사한다
국방장관에 책임 추궁 서한…"감동적 헌사가 부끄러운 실수로 변질"
"전사자명단 작성절차와 오류 수정계획 제출하고 23일까지 브리핑하라"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의회가 워싱턴DC에 설치된 한국전쟁 '추모의 벽'에서 일부 전사자 이름을 잘못 새기는 등 오류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 직접 조사에 나섰다.
5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따르면 상·하원의 소관 상임위원회는 지난 2일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에게 추모의 벽 오류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하원 천연자원위원회의 브루스 웨스터맨 위원장(공화)과 라울 그리잘바 민주당 간사, 상원 에너지·천연자원위원회의 조 맨신 위원장(민주)과 존 버라소 공화당 간사, 하원 군사위원회의 마이크 로저스 위원장(공화), 상원 군사위원회의 로저 위커 공화당 간사가 서명했다.
워싱턴DC의 한국전참전용사기념공원에 건립된 추모의 벽에는 미군 전사자 3만6천634명과 한국군 카투사 전사자 7천174명 등 총 4만3천808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앞서 한국전쟁 연구자인 테드 바커와 할 바커 형제는 추모의 벽에 새겨진 전사자 이름에 1천여건의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으며, 미 국방부는 오류를 수정하기 위해 내무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한 법을 제정할 때 의회가 국방부에 전사자 명단에 포함할 대상을 선정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그런 기준에 따른 완전하고 정확한 명단을 내무부에 제출하도록 한 점을 상기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규모의 오류가 추모의 벽의 초기 청사진을 통과해서는 안 됐으며 더군다나 석판에 새겨져 벽으로 완성된 채로 대중에 공개돼서는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오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으며 이처럼 확연한 결함이 어떻게 추모의 벽 완공 이후까지 발견되지 않았는지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고자 서한을 쓴다"고 덧붙였다.
의원들은 "유족과 고마워하는 국가를 위해 감동적인 헌사가 돼야 했을 추모의 벽이 부끄러운 실수로 변질했다는 게 유감스럽다"며 "우리는 오류를 바로잡는 데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며 오류의 원인이 된 소통 및 연구 결함을 찾아내 이런 오류가 절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들은 오스틴 장관에게 오는 23일까지 상임위에 브리핑을 하고 관련 자료를 최대한 신속하게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국방부가 내무부와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에 전사자 명단을 제공할 때 따른 절차를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또 재단에 제공한 명단에서 발견된 모든 실수나 오류를 설명하고, 이를 바로잡은 정확한 명단을 내무부와 KWVMF에 제공할 계획을 제출하라고 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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