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프랑스의 '아프리카 개입' 시대 끝났다"(종합)
가봉서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시작…관계개선 도모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아프리카에 간섭하는 과거의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가봉 수도 리브르빌에서 자국 교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과거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프랑스의 개입을 의미하는 "'프랑카프리크'(Francafrique)의 시대는 끝났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오후 늦게 가봉 리브르빌에 도착한 마크롱 대통령은 알리 봉고 대통령과 만찬으로 아프리카 4개국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마크롱은 이날 유네스코(UNESCO) 환경 정상회의 '원 포레스트 서밋'에 참석한 뒤 앙골라로 이동해 수도 루안다에서 주앙 로렌수 대통령과 만난다. 앙골라에서는 농업 분야의 양국 간 협력이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라고 dpa 통신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콩고공화국 브라자빌과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킨샤사를 차례로 찾아 프랑스와 관계 개선을 도모하고 오는 4일 순방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마크롱의 이번 순방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등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지는 시점에 이뤄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정권이 바뀐 서아프리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6개월 간격을 두고 프랑스군을 철수시켰다.
부르키나파소는 최근 프랑스 군사원조의 법적 기반인 1961년 협정을 폐기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쿠데타 이후 반프랑스 감정이 점점 거세진 양국에서 프랑스군이 떠난 자리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이 대신 꿰차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순방 전 기자회견에서 아프리카에 주둔하고 있는 프랑스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하면서 현지 군 훈련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병력 감축이 철수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고 확인하면서 병력은 줄이더라도 훈련을 더 하고 장비를 더 갖춰 "더 나은 동행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테러리스트의 온상으로 보고 2013년부터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등에서 대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펼쳐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철수 이후에도 프랑스는 사헬 지역의 니제르와 차드에 3천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있으며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가봉, 지부티 등에 3천 명 이상의 프랑스군 장병이 더 주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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