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대선서 여당 후보 당선…야권은 '개표 조작' 반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 후보, 879만표로 1등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집권 여당 범진보의회당(APC) 볼라 티누부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야권은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독립국가선거위원회(INEC)는 티누부 후보가 총 879만표를 얻어 인민민주당(PDP) 아티쿠 아부바카르(698만표) 후보, 노동당(LP) 피터 오비(610만표) 후보 등을 누르고 대통령으로 당선됐다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선거법에 따르면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는 전체 36개주 가운데 24개주 이상에서 최소 25%를 득표해야 한다. 티누부 당선자는 이 조건도 충족했다고 INEC는 밝혔다.
피터 오비 후보는 젊은 층과 도시인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려 '오비디언츠'(Obidients·오비를 따르는 사람들) 신드롬을 일으켰으나 역부족이었다.
아프리카대륙 중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정권을 거머쥔 티누부 당선자는 북동부에서 계속 발생하는 이슬람 반군을 제어하고, 반복되는 무장단체의 납치·살해 사건 등을 해결해야 하는 등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바닥나고 있는 국고를 채우고 연료·전력 부족 문제도 해결하는 것도 녹록지 않은 과제다. 무엇보다 나이지리아의 해묵은 부정부패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티누부 당선자는 2차례 라고스주 주지사를 지내면서 폭력범죄율을 낮추고 교통 체증을 완화했다는 점 등을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그러나 올해 70세인 그는 연설을 얼버무리거나 질문에 상투적인 말로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대중의 강한 신뢰를 얻지는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런 점을 지적하면서 티누부 당선자가 효율적인 국정수행을 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시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이번 대선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야권의 반발 목소리가 작지 않다.
야당인 PDP와 LP, 그 외 군소정당은 이날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공동성명을 내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개표장에서 발표된 결과는 조작됐다. 나이지리아인들이 표로 행사한 의중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28일에도 개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대선 무효를 주장하고 재투표를 요구한 바 있다.
2월 25일 17만6천846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대선은 대체로 큰 차질이 없었으나 일부 투표소에서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투표 시작이 늦어졌고, 이에 따라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투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개별 지역 투표소에서 선관위 웹사이트로 결과가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이런 문제를 이유로 개표가 수동으로 이뤄진 지역이 적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선거를 주관한 INEC는 개표 조작 의혹을 일축했다. INEC는 성명에서 "억울해하는 정당·후보가 선거 결과에 만족하지 못했을 때 따라야 하는 정해진 절차가 있다"고 밝혔다.
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