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설상가상…풍선·무기 지원에 코로나19 기원설까지
美정부 '中연구실 유출설' 결론은 아직…기관마다 의견 엇갈려
"3중대치에 대만문제까지 겹쳐 강대국 경쟁이 일상적 현실 돼"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정찰 풍선과 러시아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 등을 두고 충돌한 미국·중국간 긴장이 미 정부의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더욱 높아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코로나19와 관련해 새롭게 드러난 의견 불일치에 미중관계가 악화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은 상황을 분석했다.
미국 영공에 침입한 '중국 정찰 풍선' 문제에 더해 러시아에 대한 중국의 '살상 무기 지원' 가능성으로 양국 대치가 팽팽해졌고 미 정부 부처가 중국을 코로나19의 발원지로 지목했다는 데서도 긴장감이 더욱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들은 미 에너지부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중국 연구소 유출 사고'로 자체 결론 내리고, 이 정보를 백악관·의회에 공유했다고 보도했다. 연방수사국(FBI)도 앞서 바이러스의 기원을 중국 내 연구소로 지목한 바 있다.
그동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기원을 알 수 없다는 입장이었던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 우한 연구소 유출 사고설'로 더 무게추를 기울이게 됐는데, 그 배경에는 이른바 'Z-디비전' 소속 연구원들의 분석이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Z디비전은 환경부 산하 미국의 핵무기연구소인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 연구소'의 소속 프로젝트팀이다. 타국의 화학·생물학 무기의 위험도를 분석해 미국 정보당국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런 결론에 대해 미국 정부 내에서도 아직 의견이 통일되지는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FBI나 에너지부와 달리 국가정보위원회(NIC)와 4개 정보기관은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발생했다는 이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정부 내에 아직 의견일치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 스스로도 이번 분석의 신뢰도가 낮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중국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중국에 대한 먹칠과 코로나19 기원 조사 문제의 정치화를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이런 상황을 두고 "코로나19 기원 논란이 '범태평양 설전'을 또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의 기원 문제가 아니어도 최근 미중 간엔 하루가 멀다 하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국 영토에 진입했을 때 미국은 최신예 전투기를 동원해 이를 격추했다. 중국은 문제의 풍선이 '민간 무인 비행선'이었다며 미국의 대응을 "무력 남용"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최근 중국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살상 무기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후과'를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중국은 미국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CNN은 정찰 풍선·러시아 살상무기 지원·코로나19 기원설 등 최근 미중간의 주요 갈등 요소를 거론하며 "3중 대치상태, 여기에 대만을 둘러싸고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미중간 군 대치 상태 등이 갑자기 일상적인 현실이 된 해묵은 강대국 경쟁을 더욱 극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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