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미중 갈등에 더딘 글로벌통합 '슬로우-벌리제이션'"
전 CIA 국장 "글로벌리제이션 끝나지 않았지만, 국제 무역 성장 크게 둔화"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미중 긴장 고조에 따른 지정학적 위기로 글로벌 통합이 더디게 진행되는 '슬로우-벌리제이션'(slow-balization)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미국 전문가가 진단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퇴역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전날 글로벌 금융정보업체 S&P 글로벌 마킷 인텔리전스(S&P Global Market Intelligence)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개최한 연례 회의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미국 글로벌 투자기업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KKR)의 글로벌연구소 의장을 맡고 있는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우리는 지정학이 경제·무역·투자 측면에서 가능한 것을 매우 많이 결정하는 새로운 강대국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은 절대 끝나지 않았지만, 이제는 세계 무역의 성장이 훨씬 더 평탄해진 '슬로우-벌리제이션'이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인도·필리핀·베트남·멕시코 등이 제조업 투자를 늘릴 여지가 있지만, 이 중 어느 나라도 중국의 엄청난 능력을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분리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혼란에서 정상화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개최된 이번 롱비치 회의에선 컨테이너 운송 업계 대표 3천700여 명이 계약 협상 시즌을 시작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세계 무역의 모멘텀 둔화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제네바에 본부를 둔 WTO는 올해 세계 상품 거래량이 1%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2022년의 3.5% 증가에서 크게 둔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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