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복심 또 핵위협…"인류 존망은 러시아 존망과 직결"
"서방 군사지원 탓 우크라전 평화협상 성사안돼"
확전경고 되풀이에 3차대전 우려 vs 러 절망감 표현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복심으로 관측되는 최측근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다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했다.
27일(현지시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핵 위협으로 관측되는 글을 기고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러시아 존망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된다면 이는 우크라이나 전선뿐 아니라 인류 문명의 존망에 대한 사안과 함께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기에서 불명확한 부분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러시아가 없는 세상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몰락한 제국은 전 세계의 절반이나 그 이상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렸다는 게 역사를 통해 드러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패전 위기에 몰리면 핵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협박으로 관측된다.
그는 서방 국가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을 문제로 삼으며 과거에도 수시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수세에 몰릴 때마다 선제 핵 타격 가능성이나 핵무기 기반 시설 건설 등을 언급했다.
계속 되풀이되는 러시아의 핵 위협을 보는 시각은 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 조금씩 다르다.
일부 전문가는 핵무기를 보유한 군사강국이 맞붙는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분노와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고 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군사 지원을 계속 제공하는 탓에 평화회담 기회가 차단되고 있다면서 이번 전쟁의 책임은 서방 국가에 있다고도 비난했다.
그는 "위성 국가를 가진 서방국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 러시아의 위성 국가는 그보다 더 많고 우리는 더 강하다"라면서 서방에 맞설 연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수십년 동안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권력을 나눠 가진 인물로 2008∼2012년에는 대통령을 지냈다.
푸틴 대통령의 복심으로도 평가되는 그는 우크라이나전 이후 정제되지 않은 강성발언을 공식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침공 1주년이었던 이달 24일에는 "우리는 승리를 쟁취할 것"이라면서 폴란드까지 러시아 국경을 확장해야 한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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