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서 러시아 입김 세지는데…마크롱, 중앙아 4개국 순방
3월 1일∼4일 가봉·앙골라·콩고·민주콩고 등 방문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다음 주 중국과 러시아 입김이 세지고 있는 아프리카 순방에 나선다.
마크롱 대통령은 환경 정상 회의가 열리는 가봉에 이어 앙골라, 콩고공화국, 콩고민주공화국을 방문한다고 엘리제궁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3월 1일 가봉에서 열리는 '원 포레스트 서밋'에 참석하고 2일 앙골라, 3∼4일 콩고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을 찾는다.
가봉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앙골라는 포르투갈이 지배했으며, 콩고공화국과 콩고민주공화국은 벨기에의 영향 아래 있었다.
AFP 통신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순방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러시아의 입지가 넓어지는 와중에 이뤄진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8월 말리에 이어 올해 2월 부르키나파소에서 철군했는데, 그 빈 자리를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이 꿰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와그너 그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운영하는 용병 집단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참전 중이다.
러시아 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지만, 소셜미디어(SNS) 등에 러시아 용병들이 부르키나파소에서 활동하는 영상들이 올라오고 있다.
군부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는 반프랑스 정서가 커지면서 프랑스군을 내보냈고, 그 사이 러시아와 접점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말리 군부는 2020∼2021년 두 차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는 과정에서 와그너와 협력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으나, 양측은 이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집권한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이달 초 테러리스트와의 싸움을 함께할 파트너로 러시아를 선택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이 있고 나서 부르키나파소 군부는 지난 19일 프랑스군의 부르키나파소에서 펼쳐온 작전이 공식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프랑스는 사하라 사막 이남 사헬 지대를 유럽으로 유입하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보고 2013년부터 말리를 거점 삼아 대테러 격퇴전인 바르칸 작전을 펼쳐왔다.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던 부르키나파소, 차드, 말리, 모리타니, 니제르 등 사헬 지역 국가에 주둔한 프랑스군 병력은 가장 많을 때 5천100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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