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의회, 논란 속 선관위 개편안 통과…야당 반발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옹호해온 국가선거관리위원회(INE) 개편 법률안이 적잖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22일(현지시간) 의회를 통과했다고 AFP·AP통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멕시코 상원은 이날 INE의 조직과 예산, 권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법률안을 찬성 72 대 반대 50의 투표 결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이미 하원은 통과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재가 등 형식적인 절차만 거치면 시행에 들어갈 수 있다.
이에 야당은 즉각 대법원에 심판을 청구할 것이라며 시민들의 반대 운동을 촉구하고 나섰다.
INE는 선거의 정치적 중립을 위해 설치된 조직이다.
INE는 이 법률안이 많은 결함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선거 절차 업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특권을 완화하고 재정도 절약할 수 있는 선거 제도 개혁안이라며 이 개편안의 입법화를 강행해왔다.
그는 지난 2006년과 2012년 대선에서 낙선한 뒤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등 INE와 오랫동안 대립해왔다.
삼수 끝에 2018년 12월 대통령에 취임하고서도 INE의 예산 삭감을 추진하는 등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한동안은 INE를 새로운 조직으로 대체하고 상하원 의원 수를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개헌 계획을 내세우다가 의회에서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자 '플랜B'로 알려진 INE 개편안을 제기했다.
야당인 국민행동당(PAN)의 한 상원 의원은 "이 법안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멕시코를 권위주의에 처하게 할 것"이라며 INE의 개편은 집권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AFP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6년 단임제하에서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는 없지만, 자신이 속한 당이 계속 집권하기를 희망한다며 내년에 멕시코는 대선과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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