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계 많은 하르키우 시장, 공식어 우크라어 안 쓴 혐의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시장이 우크라이나어가 아닌 러시아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고 러시아 관영 방송 R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계 주민이 다수인 동부 하르키우 시장 이고리 테레호프는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SNS) 계정에서 국가언어(공식언어)인 우크라이나어를 대신 러시아어로 소통해 국가언어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우크라이나 국가언어 보호관인 타라스 크레멘은 테레호프 시장에게 3천400 흐리우냐(약 1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테레호프 시장이 국가언어법 위반으로 과태료 처벌을 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그는 지난해 11월에도 TV 방송 출연 때 러시아어를 사용해 이번과 같은 액수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테레호프 시장은 당시 과태료 부과가 부당하다며 크레멘 보호관을 고소, "시장이 아니라 개인으로서 대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공식 소통에선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겠지만, 주민들과의 대화에선 계속 러시아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친서방 성향의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 정권 말기인 2015년 '국가언어로서의 우크라이나어 기능에 관한 법률'을 채택했다. 러시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국가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정책의 하나로 우크라이나어를 유일한 국가언어로 지정한 것이다.
법률은 정부 기관, 법원, 군대, 경찰, 학교, 병원, 상점 등의 대다수 공공생활 공간에서 우크라이나어를 필수적으로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인 간 대화나 종교의식의 경우에만 예외를 허용했다.
당시에도 일부 친러시아 성향 야당은 해당 법률이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국민의 권리를 훼손한다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했었다.
법률은 이후 계속 개정, 강화돼 왔으며 이번 달에도 개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러시아는 이 법률이 우크라이나 인구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러시아어 사용자들의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해왔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야 자하로바는 지난주 우크라이나 정부의 러시아어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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