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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택 강제철거 속도 높여…"봉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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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주택 강제철거 속도 높여…"봉기 임박"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주민들 "집단 탄압" 비판…라마단 앞 긴장고조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이스라엘 극우 정권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무허가 주택에 대한 강제 철거를 밀어붙이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동예루살렘에서 무허가로 건축된 주택을 정리하는 내용의 '질서 회복 명령'을 발표했다.
동예루살렘에서 유대인 정착민들은 자유롭게 집을 지을 수 있지만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건축허가를 받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이 명령은 어쩔 수 없이 무허가 상태일 수밖에 없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집을 겨냥한 것이다.
이스라엘이 1967년 동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가자지구 등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한 이래 동예루살렘에선 5만8천 채의 정착민 집이 지어졌으나 팔레스타인 주택은 단 600채라고 예루살렘 전문 이스라엘 변호사 대니얼 시드먼이 밝혔다.
유엔 인도주의 기구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택과 건물 철거 비율은 수년 만에 가장 높다. 지난달에만 39채가 철거됐다.
동예루살렘 자발 무카베르 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주민 모하메드 바시르(25)는 지난주 자신의 집을 비롯해 가족 소유 집 두 채가 이스라엘 경찰의 불도저로 철거되는 것을 그저 바라만 봐야 했다고 WP에 전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나"면서 삶이 영하로 얼어붙었다고 절망했다.
인권단체들은 당국의 주택 철거 조처에 대해 예루살렘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에 대한 '집단 탄압'으로서 국제법상 불법이라고 비판했다.
수년간 철거 명령에 시달려온 팔레스타인인들은 벌금을 내면서 변호사를 고용해 집을 지키려 애써왔으나 벤-그비르 장관 하에서 자기 집이 다음 철거 목표가 될까 불안에 떨고 있다.
자발 무카베르 주민들을 대변하는 라에드 바시르 변호사는 "너무나 많은 절망과 좌절이 있다"면서 "상황이 계속 이렇게 가면 자발 무카베르 등 팔레스타인 집단 거주지구에서 큰 (민심의) 폭발이 있을 것이라고들 얘기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예루살렘에서 쫓아내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9일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 지구에선 증가하는 경찰 폭력과 체포, 철거 등에 항의하는 파업이 벌어졌다.
이스라엘 군경은 자국민을 공격하는 팔레스타인 '테러범' 등을 붙잡고 그 집을 허물어버리는 것을 현 팔레스타인 무허가 주택 철거 정책과 병행하고 있다.
바시르 변호사는 "사람들은 원치 않는 전쟁으로 내몰리는 것처럼 느낀다"고 말했다.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 적대감 고조는 '폭력의 폭발'과 팔레스타인 전면 봉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수주 전에는 이스라엘 보안기구들도 이슬람 금식성월인 라마단을 앞두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2년 전에도 라마단을 앞두고 이스라엘 경찰이 동예루살렘 팔레스타인 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시위를 강경 진압하면서 큰 소요사태로 이어졌다.
서안지구에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군과 정착민은 올해 들어서만 50명 가까운 팔레스타인 주민과 무장대원을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사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서안지구 전체를 병합하길 원하는 극우주의자 벤-그비르 장관을 제어하라는 국제사회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에 대한 소송을 무마할 사법부 개편을 밀어붙이려면 현 극우 연정에서 벤-그비르 장관의 지지가 필요하다고 WP는 분석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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