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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K팝 성장 위해 SM 인수 필요…카카오와 협력도 가능"
박지원 CEO "공개매수가 변경 없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041510] 대주주의 지분을 인수하며 SM 1대 주주로 등극한 하이브[352820]가 K팝의 전 세계 영향력을 유지하고 주류로 만들기 위해서는 SM 인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카카오[035720]와의 협력으로 SM 기업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고 밝혀 향후 협력 여지도 있음을 시사했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2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확산(팬데믹) 기간 급격히 성장했던 K팝은 그 성장세가 둔화하고 K팝의 모멘텀이 이미 정점에 달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CEO는 "가장 영광스러운 시절이 가장 위험한 시기"라며 해외에서 K팝의 성공으로부터 배우기 시작했고 그 공식과 방법이 노출될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젠가 사람들이 K팝을 더 듣지 않을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하이브는 SM 최대 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인수해 1대 주주로 뛰어오르며 K팝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왔다.
하이브는 이수만 대주주의 지분(14.8%)에다 다음 달 1일까지 SM 발행주식 총수의 25%(595만1천826주)를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해 최대 39.8%를 확보하기로 했다.
그러나 SM 주가가 하이브의 지분 인수 이후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을 넘어서면서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져 하이브의 지분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SM 주가는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밝힌 지난 10일 이후인 지난 16일 13만2천원까지 상승했으며, 이날은 전장보다 1.4% 오른 12만3천5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대해 박 CEO는 현재로서 공개매수 가격을 변경할 계획이 없으며 공개매수 외에 다른 대안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재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며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만약 공개매수를 통해 추가 지분을 확보하더라도 하이브에는 추가적인 걸림돌이 남아있다.
22일에는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에 대해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을 하는 것을 막아달라는 취지로 이수만이 낸 가처분신청의 첫 심문기일을 앞두고 있다.
가처분을 법원이 인용하면 카카오의 지분 취득에 급제동이 걸리게 돼 하이브의 SM 인수가 훨씬 수월해지지만, 반대로 기각한다면 카카오가 지분 9%를 보유한 대주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CEO는 "아직 법원 판결 전인 사안에 대해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만약 카카오와의 파트너십이 SM 주식의 가치를 더 높일 방법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 판결 이후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아울러 SM 지분 약 1%를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 파트너스도 "공개매수 가격 12만원은 너무 낮다"며 공개매수 가격이 대폭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 CEO는 이에 대해 "SM은 제조회사가 아니다. 얼라인의 논리가 맞는다면 그 어느 엔터테인먼트·게임회사도 주가를 올리기 위해 콘텐츠를 무한 확장할 수 있다"며 "그러나 그런 식으로는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전날 SM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가) 당사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 음원 및 콘텐츠 제작에서도 당사 소속 아티스트는 후순위로 밀려나게 되는 등 사업적 역량이 약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이브의 추가 지분 공개매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박 CEO는 하이브는 SM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그들의 존경과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50억 달러(약 6조5천억원) 규모의 K팝 시장이 전체 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주 작다며 "우리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긴 싸움을 앞두고 있다. 다양성은 우리의 생존에 있어 핵심 원칙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하이브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41.6% 증가한 1조7천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이다. 영업이익은 2천377억원으로 24.9% 증가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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