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파키스탄 국경서 또 총격 충돌…검문소 폐쇄
아프간 주민 월경 관련 갈등…탈레반 "파키스탄 측이 약속 어겨"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에서 또 양국 군인 간 총격 충돌이 발생했다고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를 종합하면 아프간 북동부, 파키스탄 북서부에 있는 토르캄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19일 밤부터 20일 오전까지 양국 군이 총격을 주고받았다.
EFE통신은 이 충돌로 파키스탄 국경 경비대원 1명 이상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파키스탄의 한 관리는 아프간에서 불필요한 간병인들이 환자와 함께 넘어오려 했고 파키스탄 국경 경비대가 이를 막는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파키스탄은 의료 등 사회 인프라가 붕괴한 아프간의 상황을 고려해 아프간 환자와 상인 등에 대해 제한적으로 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국경 충돌 발생을 전후해 아프간 탈레반 당국은 토르캄 검문소를 전면 폐쇄했다.
아프간 국경 지대 낭가르하르주 공보국장인 시디쿨라 쿠라이시는 "파키스탄 측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검문소 폐쇄 이유를 밝혔다.
쿠라이시 국장은 파키스탄이 환자, 여행자 등 주민 통과를 위한 시설을 구축한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토르캄 검문소는 양국 국경 검문소 가운데 가장 큰 곳으로 양국 수도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다.
탈레반이 2021년 8월 아프간을 재장악한 이후 아프간-파키스탄 국경에서는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탈레반은 파키스탄과 대체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경선(듀랜드 라인) 문제에서는 물러서지 않고 있다.
듀랜드 라인은 1893년 영국령 인도와 아프간 군주 간 협정 체결로 그어졌는데 아프간 측은 파슈툰족 거주지역을 가로지르는 이 라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파슈툰족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양국에 걸쳐 거주하며 탈레반의 핵심 세력 기반이다.
파키스탄 측은 아프간이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되고 있다며 펜스 설치 등 국경선 경비를 강화, 이에 탈레반이 반발하며 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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