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민당 방중 때 "中지도부, 전쟁 원하지 않는다" 밝혀
"내년 총통 선거 논의 안해"…국민당 '언론 플레이'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 지도부가 대만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21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 샤리옌 부주석이 이끈 방중 대표단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의 새 지도부가 방중 기간 회동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샤 부주석은 지난 8일 방중해 공산당 대만공작판공실 및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쑹타오 주임과 대만 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권력 서열 4위인 왕후닝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만났다.
방중단 일원인 자오춘산 국민당 선임 고문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대만 문제를 무력으로 해결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샤 부주석은 방중 기간에 중국 측과 내년 1월 총통 선거와 관련해서도 서로 논의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대만 총통선거는 대만의 내부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 측과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러나 국민당의 이런 언급은 총통 선거를 앞두고, 유리한 언론 지형을 만들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많다.
무엇보다 중국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빌미 삼아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군사훈련에 이어 수개월째 대만해협에서 무력시위를 해온 점에 비춰볼 때 중국의 '전쟁 불원' 입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또 대만을 자국 영토로 여기면서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정권 교체를 갈망해온 중국이 친중 대안세력인 국민당과 총통선거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믿기 어렵다.
샤 부주석은 그러면서도 국민당은 대만의 독립에 반대하며 '92공식'을 고수한다는 것이 당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민진당과 대척점에 선 입장이다.
앞서 왕 상무위원은 샤 부주석과의 회동에서 "국공(대만 국민당과 중국 공산당) 양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공식을 한층 더 공고히 하고 대만 독립을 반대하는 공통의 정치적 토대 위에서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유지하며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인식이란 뜻인 '92공식'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의 민진당 정부는 합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사실상 92공식을 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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