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마크롱 공격 모의한 프랑스 극우 단체 회원들 유죄
검찰, 페이스북 그룹 회원 13명 기소…9명은 무죄 판결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법원이 17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흉기로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 혐의로 기소된 극우 성향의 온라인 단체 일부 회원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 2018년 제1차 세계대전 기념식에서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해 테러를 공모한 전직 정비사 장피에르 부이에(66)에게 징역 4년과 그중 1년의 집행 유예를 선고했다고 일간 르몽드,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부이에와 테러를 공모한 혐의가 인정된 다른 2명에게는 각각 징역 4년 중 2년 집행 유예, 징역 3년 중 2년 집행 유예를 선고했고, 다른 남성 1명은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들은 2017년 만들어진 페이스북 그룹 '레 바르졸'에서 함께 활동했다. 검찰은 이들 4명 외에도 해당 페이스북 그룹에서 활동한 회원 9명을 재판에 넘겼지만, 법원은 이들에게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르몽드는 "법원이 선고한 모든 형량은 검찰의 구형보다 낮았고, 재판 전 구속 기간을 고려하면 수감되는 피고인은 없다"고 전했고, AFP는 이들이 "최고 형량인 징역 10년형에 훨씬 못 미치는 형량을 선고받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달 중순 시작된 재판에서 함께 술을 마시곤 했던 바르졸 회원들이 온라인에서 이민, 내전에 대한 두려움,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증오 등을 주제로 인종차별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국가 전복을 주제로 온라인에서 대화할 때 과거 군에 몸담았던 한 여성 회원은 러시아 군인 500명의 도움으로 파리에 있는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을 습격할 능력이 있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검찰은 바르졸을 "폭력적인 행동을 배양하는 인큐베이터"라고 칭하면서 그들의 아이디어가 "별나" 보이지만 "위협은 현실적"이었으며, "폭력에 사로잡혀있다"는 측면은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폭력적인 상상을 어느 지점부터 범죄로 간주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는데, 피고인 측 변호인들은 이 상상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변호인들은 검찰이 바르졸을 기소한 것은 "사법적인 낭패", "무리수"라고 지적했으며, 일부 회원들이 "증오감"을 드러내기는 했어도 그것은 "사회적인 고충" 때문이었다고 피고인들을 두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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