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고위 관리, '정찰 풍선 갈등' 속 4년 만 대만 방문"(종합)
미중 갈등고조 속 中대응 주목…中외교부 "美-대만 당국간 왕래 결연 반대"
미 하원 '미중 특위'도 대만 방문할 듯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조준형 특파원 = 미국 국방부의 중국 담당 고위 관리가 4년 만에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 당국자의 이번 방문은 특히 정찰 풍선 사태로 미중 갈등이 고조된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어서 '하나의 중국'을 내세우는 중국이 작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때처럼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강경 대응을 할지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안에 정통한 복수 소식통은 마이클 체이스 미 국방부 중국 담당 부차관보가 수일 내로 대만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날짜는 전해지지 않았다.
체이스 부차관보는 현재 군사 관련 논의를 위해 몽골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2019년 헤이노 클링크 전 동아시아 담당 부차관보 이후 4년 만이다.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는 중국은 그간 미국 측 인사의 대만 방문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이 지난해 8월 하원의장으로는 25년 만에 대만을 찾았을 때 중국은 대만을 봉쇄하는 수준의 대대적 무력 시위로 응수했다.
다만 체이스 부차관보의 이번 대만 방문에 중국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우선 최근의 정찰 풍선 갈등이 변수로 꼽혔다.
앞서 4일 미국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앞바다에서 중국 정찰 풍선을 격추한 데 이어 10∼12일 북미 상공에서도 미확인 비행체 3개를 격추했다.
이에 중국이 과잉 반응이라고 반발하고 미국은 주권 침해라고 맞서면서 그간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왔던 양국 사이는 다시 얼어붙은 상태다.
중국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고려한 반응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중국은 내년 선거에서 친중 성향의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대만에 유화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60개 품목 이상의 대만산 식품 금수 조치를 했다가 지난해 12월 이를 철회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 국방부는 체이스 부차관보의 대만 방문과 관련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다만 "대만과 대만과의 군사 관계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중국이 현재 제기하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한편 미국 의회 차원에서 대중국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설치된 하원 '미중 전략 경쟁에 관한 특별위원회(미·중 전략경쟁특위)'도 금명간 대만 등 동남아 국가에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미·중 전략경쟁특위 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가 이번 방문을 이끌고 싶어 한다"면서도 정확한 일정은 아직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미국과 대만의 당국간 왕래에 반대한다는 기본 입장을 재확인하는 선에서 1차 반응을 보였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미국과 대만의 당국간 왕래와 군사적 연계를 결연히 반대한다"며 "이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이어 "우리는 미국 측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관계의 주요 성명) 규정을 엄수하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미국 최고지도자의 약속을 확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미국에 "모든 형태의 미·대만 당국간 왕래와 군사 연계, 대만 문제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고, 대만 해협 정세의 새로운 긴장 요소를 만드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부연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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