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등 '이스라엘의 정착촌 활동 중단' 안보리 결의 추진
네타냐후 정부의 불법 정착촌 합법화에 대응…팔' 자치정부 20일 표결 추진
미국은 결의 추진 반대…이스라엘, 이사국 상대 반대 설득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의 초강경 우파 정부가 불법 정착촌을 합법화한 데 대한 반발로 아랍권 국가들이 정착촌 활동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추진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문 초안을 마련했다.
신문이 확인한 초안에는 점령지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정착촌 활동을 즉각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초안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팔레스타인 영토와 동예루살렘에서 진행된 정착촌 건설이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으면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아브라함 협약'을 통해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한 UAE가 작성한 결의문 초안에는 '아웃포스트'(Outpost)로 불리는 불법 정착촌 합법화를 비롯한 이스라엘의 서안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유엔 관리들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 결의안을 오는 20일 안보리 월례회의에 상정해 표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유엔 차원에서 다루는 것에 반대해온 미국은 표결을 반대했으며, 이스라엘은 안보리 이사국을 상대로 결의 반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라드 에르단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에 서한을 보내 불법 정착촌 합법화가 팔레스타인 주민의 유대인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는 점을 부각하려 하고 있다.
이번 안보리 결의 추진은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불법 정착촌을 합법화한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스라엘 정부는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 주민에 의한 유대인 대상 총기 난사와 차량 돌진 공격이 이어지자 12일 안보 관계 장관 회의를 열고 서안지구 내 7개 불법 정착촌을 합법화하고, 이를 우방인 미국에 통보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외무장관들은 지난 14일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정착촌 합법화를 규탄했다.
정착촌 문제와 관련해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가장 최근의 안보리 결의는 지난 2016년 12월에 채택됐다.
당시 팔레스타인 문제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이스라엘과 반목했던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표결에서 기권, 이사국 전체가 동의해야 하는 결의안 채택을 도왔다.
지난 1월 현재 요르단강 서안과 동예루살렘에는 총 144개의 정착촌과 100여개의 불법 정착촌이 있으며, 요르단강 서안에는 45만여명, 동예루살렘에는 약 22만명의 유대인 정착민이 거주하고 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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