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진 산업차관, 美 반도체 보조금 이슈에 "한미가 윈윈할 것"
美, 반도체업체에 대규모 지원하되 對中투자 제한…한국 기업 '부담'
"전기차 핵심 광물 기준 빨리 나오길…철강 쿼터 문제 기회 생길 것"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2박 3일 일정으로 15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했다.
장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IRA 후속 조치와 수출통제 이슈, 철강 232조와 관련한 유연성 문제 등 미국 측과 협력할 사안이 많다"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 걸림돌 문제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협상뿐 아니라 기술협력 분야도 같이 얘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차관은 미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현안과 관련해 "미국 측이 우리 입장을 많이 고려하고 있고, 한미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기 때문에 상호 호혜적으로 윈윈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는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신청 절차, 보조금 지급 일정 등 세부 내용을 이번 달 하순에 발표할 예정이다.
대미 투자를 속속 발표하고 있는 한국 관련 업계도 기대 속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서명해 공포한 반도체법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지원에 390억 달러(약 48조9천억원), 연구개발(R&D)·인력 개발에 132억 달러(약 16조5천억원)를 각각 투입하고 기업 설비투자 비용의 25%에 해당하는 세액공제도 제공하는 등 대규모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대신 이 법은 미국의 보조금과 지원금을 받은 기업이 중국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지 못 하게 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이 포함돼 있어 한국 기업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IRA에 따른 전기차 후속 조치에 대해 장 차관은 "상용차 문제는 우리 의견이 많이 반영됐고, 태양광 등 우리가 얻을 기회가 많았다"며 "마지막 단계에서 광물 기준 등 빨리 기준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은 IRA에 따라 내년부터 북미에서 채굴된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한 배터리를 활용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미 재무부는 다음 달 핵심 광물과 배터리 부품과 관련한 잠정 하위 규정을 발표할 예정으로, 한국 정부는 규정 내 핵심 광물 원산지에 우리 기업이 광물을 조달하는 국가가 포함되도록 설득 중이다.
이어 장 차관은 한국산 철강 제품의 대미 수출 물량 제한 이슈에 대해 "최근 IRA와 관련해 미국에 전기차 투자가 많은데 그게 철강 쿼터 때문에 미 업체들도 진행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철강 쿼터는 미 민주당 정부에서 민감하고 정치적 이슈여서 쉽지 않지만, 미국 일자리 창출과도 관련 있으니 우리가 적극적으로 설명하면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자국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 제품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적용해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이를 피하려면 쿼터제를 택하라고 해 한국은 일정 수출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쿼터제를 택하지 않은 유럽연합(EU), 일본, 영국과 재협상을 통해 일정 물량 관세를 철폐하고 이를 넘어선 물량에 관세를 매기는 저율할당관세 방식의 합의를 해 한국산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다.
미 정부는 우리 정부의 재협상 요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장 차관은 이날 로펌, 싱크탱크, 반도체협회 등을 접촉하고 16일에는 돈 그레이브스 상무부 부장관과 백악관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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