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다음달 15일 정기 주총…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복귀 안한다(종합)
이사회 열어 주총 소집일·안건 의결…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미포함
책임경영 강화 필요성에도 사법 리스크 우려에 무게…"시간 갖고 내실 다질 것"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다음 달 15일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던 이재용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은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책임 경영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도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 복귀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소집일과 안건 등을 의결했다.
주총은 다음 달 15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주총에서는 다음달 17일로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되는 한종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상정된다.
올해 관전 포인트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여부가 꼽혔으나, 이번 주총 안건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앞서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로 선임돼, 부친인 이건희 선대회장이 비자금 특검 수사로 전격 퇴진한 이후 8년 6개월 만에 등기이사직을 맡았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같은 해 11월 참고인 신분으로 첫 검찰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에 휘말리며 결국 2019년 10월 재선임 안건을 따로 상정하지 않고 임기가 만료돼 현재까지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작년 10월 27일 삼성전자 이사회는 이 회장의 승진 안건을 의결한 이유로 책임 경영 강화와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제시했다.
등기임원은 미등기임원과 달리 이사회 구성원으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진다.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미등기임원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모두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책임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등기임원에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으나, 사법 리스크 등을 고려해 등기임원 복귀 시점을 미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현재 매주 목요일에는 삼성물산[028260]-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2019년 당시에도 사법 리스크를 고려해 사내이사를 연임하지 않았던 점에 비춰 보면 여전히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무리하게 등기임원 복귀를 추진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행동주의 펀드 등이 이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에 반대하고 나설 경우 표 대결이 벌어지거나 여론이 악화할 수 있는 상황 등도 부담이다.
재계 관계자는 "설사 이번에 등기임원이 됐다고 해도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의 1심 결과에 따라 만일 일부라도 유죄 판결이 나오면 또다시 국정농단 사건 당시처럼 활동에 제약이 생길 수도 있는데 굳이 지금 등기임원에 오를 이유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미 국내외 사업장을 다니며 그룹 총수로서 책임 경영을 하고 있지 않느냐"며 "등기이사 복귀를 서두를 필요가 없는 만큼 시간을 가지며 경영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 주주들은 다음달 5일 오전 9시부터 14일 오후 5시까지 전자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주주들이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사전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전자투표 제도를 도입했다.
별도로 마련된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중계 참여를 신청하고 안건별 질문도 등록할 수 있다. 신청한 주주들은 주총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질문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에서 종이 절감을 위해 의결권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 이하 주주 대상 우편물(주총 참석장·소집통지서·주주통신문)을 전자공시시스템의 전자공고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주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주총 당일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고 좌석간 거리두기, 지정좌석제 등 방역지침을 따를 계획이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