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주담대 앞다퉈 조기상환…이자수익 날리는 은행 '울상'
부동산 위기로 주택 구매 감소·집값 하락 속 모기지 부담
5%대 금리, 최근 3%대로 낮춰…정저우 3.8%, 주하이 3.7%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에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조기 상환 열풍이 불면서 은행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이 13일 보도했다.
내 집 마련 또는 투자 차원에서 모기지로 주택을 구매했지만 부동산 시장 위기 지속으로 집값 하락이 이어지자 앞다퉈 모기지를 조기에 갚아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개인 주택 대출 잔액은 38조8천억 위안(약 7천20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에 그쳤다.
4분기 개인 주택 대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10%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중 가장 낮은 것이다. 앞서 작년 1분기(-8.89%), 2분기(-6.23%), 3분기(-4.12%)에도 감소세를 보였다.
신규 대출은 줄고, 기존 모기지는 조기 상환하는 추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는 중국 당국의 부동산 투기 단속으로 부동산 시장에 위기가 닥쳤기 때문이었다.
2021년 말 최대 부동산개발업체인 2021년 말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직면했고, 그 이후 여타 부동산개발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2020년 매출이 1천100억 달러(약 144조 원) 이상이었던 헝다는 당시 중국 내 280개 도시에서 1천3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탓에 혼란이 컸다.
지난해 내내 중국 전역에서 아파트 등 부동산 개발 공사가 중단됐으며 주택 판매 부진,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는 부동산 호황 속에서 주택 가격 상승을 기대한 모기지 주택 구매자에게 직격탄이 됐다.
이로 인해 공사가 아예 중단된 경우 모기지 상환 거부 사태가 이어졌고, 그와 함께 모기지 조기 상환이 들불처럼 번졌다.
조기 상환에 따른 배상금을 은행에 내더라도 상대적으로 고이자인 모기지를 유지하는 것이 더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중국 금융기관에 손실로 이어졌다.
차이신은 모기지 조기 상환이 은행의 이자수익 감소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은행의 전반적인 자산·부채 관리에도 어려움을 준다고 전했다.
중국에서 주택담보대출은 2014년부터 시작됐으며,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구가하던 2017∼2018년에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55%에 달했고 2019∼2021년에 5.30∼5.60% 선에서 유지됐다.
중국 은행들로선 주택담보대출이 짭짤한 수익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작년 10월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이후 부동산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작년 9월 신규 주택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할 경우 지방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모기지 금리를 내려주거나 무이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한 조치를 지난 5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 발표 이후 정저우, 톈진, 샤먼, 푸저우, 주하이, 창춘, 선양 등 30개 도시에서 생애 첫 주택의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인하 조정됐으며, 이 중 20여 개 도시의 금리는 4% 아래로 떨어졌다. 정저우는 3.8%, 주하이는 3.7%까지 내렸다.
아울러 중국 대부분 지방정부가 투기 방지 차원에서 추가 주택 구매를 금지하고 있으나 후베이성 우한시가 최근 2주택 구매를 허용하고 나서 주목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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