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아마겟돈 같았다…지구 최후의 날과 같은 광경"
직접 현장에 있던 CNN 기자가 전한 눈앞의 대참사 상황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마치 아마겟돈(인류멸망 최후의 전쟁) 같았다. 거리마다 최소 한 채의 건물이 완파돼 있었다."
튀르키예 남부 가지안테프에서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을 직접 현장에서 겪은 CNN방송 기자가 눈 앞에서 펼려진 대참사에 대해 적은 소회다.
CNN방송 기자인 에야드 쿠르디는 CNN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쿠르디는 지진 발생 후 진앙 부근 가지안테프에서 가까운 인구 3만5천명의 도시 파자르치크로 차를 몰고가 보니 지구 최후의 날과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파자르치크에 30분간 머무는 짧은 시간 동안 네 차례의 여진을 느꼈다"면서 그곳에 머물기에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가지안테프로 다시 차를 몰고 돌아가야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6일 새벽 4시 15분에 가지안테프의 부모 집에서 잠을 자다가 깨서 지진을 감지했을 때 상황도 전했다.
처음에는 현지에서 매 두달꼴로 겪는 종류의 미미한 지진이겠거니라고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수 초 뒤에 진동이 너무 심해 가구가 넘어지고 물건들이 박살나는 소리를 들은 뒤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쿠르디는 "힘이 너무 강력해 마치 누군가가 나를 때려눕히는 것 같았고, 가슴까지 뒤흔드는 강력한 잔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혼비백산한 그는 부랴부랴 부모와 함께 잠옷 차림에 슬리퍼만 신은 채 집밖으로 황급히 대피해야 했다.
밖에는 얼어붙을 정도로 춥고 비가 내리고 있었다. 땅바닥에는 눈도 있었고 마을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 있었다.
쿠르디는 황급히 집안에 다시 들어가 코트와 부츠를 들고 온 뒤 건물들에서 멀리 떨어진 옥외로 피하기 위해 차안으로 뛰어올랐다.
그는 "하루 내내 여진이 엄습했다. 일부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여진은 자신이 심하게 손상된 큰 건물 옆에 있을 때 덮쳤다며 민방위 관리가 모두에게 달아나라고 외쳤다고 전했다.
그는 파자르치크에서 돌아올 때도 땅이 심하게 다시 흔들려 차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흔들림이 너무 강력해 제대로 발로 서 있을 수 없었다"면서 "도로 옆 배수로의 물이 폭풍 속에 있는 것처럼 앞뒤로 요동쳤다"고 전했다.
쿠르디는 가지안테프에서 집보다 더 안전한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 대피하고 있었다면서 시 직원들이 물과 빵, 따뜻한 밥을 나눠줬다고 말했다.
그는 추가 여진이 있을 경우에 대비해 밖에 머무는 것이 더 안전하다는 것을 알지만, 기온이 영상을 간신히 웃돌아 부모와 함께 밖에 머물 수 없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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