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서 10대 무차별 집단폭행해 숨지게한 럭비선수들에 종신형
일부는 15년 징역형…인종차별 발언과 잔인한 폭행에 시민들 분노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지난 2020년 아르헨티나 유명 관광지 비야 헤셀에서 무차별 집단 폭행으로 10대 예비대학생을 숨지게 한같은 또래 럭비 선수들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형 이상의 중형이 선고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주의 돌로레스 형사재판소는 6일(현지시간) 비야 헤셀의 유명 나이트클럽 앞에서 지난 2020년 1월 18일 새벽에 당시 18세였던 페르난도 바에스 소사를 마구 폭행해 숨지게 한 8명의 럭비선수 중 5명에겐 종신형을, 나머지 3명에겐 징역 15년형을 각각 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당시 사건은 10대 후반의 두 그룹이 나이트클럽 안에서 언쟁이 붙으면서 시작됐다.
숨진 페르난도는 언쟁을 말리려다가 함께 클럽에서 쫓겨났고, 클럽 밖에서 럭비선수들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결국 두개골 골절로 사망했다.
당시 목격자들이 폭행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리면서 이 사건은 급속도로 퍼졌다.
또 페르난도가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파라과이 이민자의 외아들로 고교를 마치고 부에노스아이레스법대에 입학하기 전 아르바이트로 마련한 돈으로 친구들과 놀러 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특히 가해자들이 인근 사라테라는 도시에서 럭비를 함께 하는 부유층 자제들로, 당시 인종차별적 발언과 함께 무자비하게 폭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노한 시민들이 정의 구현을 외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재판과정에 '럭비 형제애'를 들먹이며 묵비권을 행사했고,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었고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오히려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만 받았다.
한편, 3년 전 사건 당시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 페르난도에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증인으로 재판에 참여했던 비르히니아 페레스는 재판부의 선고 결과를 접한 뒤 트위터에 "이제 울어라, 이 쓰레기들아"라고 적어 또다른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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