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강진] 새벽 시간 미처 못 피해…오랜 내전에 약해진 건물
시리아 분쟁지역 구조 접근 어렵고 병원도 타격 입어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으로 2천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고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번 지진은 왜 이렇게 큰 피해를 일으켰을까.
우선 지진 규모가 7.8로 강진이었고 진원 깊이가 약 18㎞로 얕은 편이어서 건물에 타격을 많이 줬다고 BBC는 전했다.
게다가 대부분 집에서 잠을 자던 새벽 시간대에 발생하면서 더욱 큰 피해를 낳았다고 말했다.
가디언지는 튀르키예 TV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잠옷 차림으로 눈을 맞으며 부서진 집을 보는 장면이 나왔다고 전했다.
시리아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압델 하미드씨는 자다가 강한 진동에 깨서 가족과 함께 뛰쳐나왔다고 AP통신에 말했다. 그는 건물 현관문에 다다르기 전에 건물이 무너져내렸지만 운 좋게 목숨을 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웃들은 모두 세상을 떴다.
건물이 튼튼하지 못한 점도 대규모 인명 피해의 배경이다.
영국 포츠머스대의 카르멘 솔라나 화산학과 위험 커뮤니케이션 부문 부교수는 "터키 남부와 시리아의 내진 인프라는 수준이 일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지역은 200년 이상 주요 지진이나 경고 신호가 없었기 때문에 대비가 잘 돼 있지 않았다고 BBC는 분석했다.
시리아의 오랜 내전도 지진 피해를 키운 한 배경으로 보인다.
수년간 전투로 인해 건물들이 이미 구조적으로 손상된 상태로 약해져 있었다는 것이다.
가디언지는 또 전에도 안전 관련 관리 감독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지어진 새 건물이 종종 무너지곤 했다고 덧붙였다.
시리아 내전은 생존자 구출과 피해 복구 지원에도 장애 요인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구호단체들은 시리아 정부에 현재 한 곳뿐인 진입로를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반군이 장악한 북부 지역은 아예 접근하기 어려울 확률이 높다.
그나마 운영되던 시리아 병원들이 지진으로 피해를 보면서 부상자 치료 등에 애로가 우려된다.
시리아 미국 의료 협회(SAMS)는 산하 병원 네 곳이 부서져서 대피해야 했으며, 다른 병원에는 환자들이 밀려와서 복도까지 가득 찬 상태라고 말했다.
날씨도 우호적이지 않다.
튀르키예 첫 지진 진앙 주변에선 한낮 최고 기온이 3∼4℃로 내려가고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눈이 3∼5㎝ 쌓일 것으로 예고돼있다. 산악지대는 훨씬 더 험할 것으로 예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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