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풍력·태양광 소비비중 20% 돌파…"에너지위기 모면 주역"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지난해 풍력과 태양광 발전이 확대되고, 온화한 날씨 덕에 전력 사용이 줄어들면서 유럽연합(EU)이 끔찍한 에너지 위기를 모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31일(현지시간) 영국 환경·에너지 싱크탱크 엠버는 유럽 전력 보고서에서 유럽을 끔찍한 에너지 위기로부터 구한 것은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라고 결론지었다.
지난해 EU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가 차지한 비중은 22%로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섰다.
데이브 존스 엠버 데이터팀장은 독일 쥐트도이체차이퉁(SZ)에 "에너지 위기는 유럽의 에너지 전환을 가속했다"면서 "깨끗하고 전동화된 경제로 향하는 유럽의 발길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인 만큼 이에 대비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EU집행위 기후보호 담당 위원은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시설설립이 주목할만하게 빨라지고 있다"면서 "특히 역외 풍력발전기와 지붕 위 태양광 시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5%로 확대한다는 EU의 목표는 야심 차지만 달성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가해진 대러 제재 속에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관을 틀어 잠갔지만, 유럽의 전력발전에 있어, 가스 비중은 0.8% 확대됐다. 미국과 카타르에서 비싼 LNG(액화천연가스)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했다.
반면에, 원자력과 수력발전은 급감했다. 수력발전은 유럽 전체에 끔찍한 가뭄으로 줄어들었다. 원전의 경우 독일이 원전 3곳의 가동을 중단한데다 프랑스는 손상과 물 부족, 파업으로 56개 원전 중 절반의 가동을 멈춰야 했다. 이에 따라 유럽 전체 에너지 수요의 7%에 해당하는 185TWh(테라와트시)의 구멍이 발생했다. 이 구멍은 6분의 5는 태양광과 풍력이 메웠고, 나머지 6분의 1만 석탄 발전이 대체했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전역에서 이미 가동이 중단됐던 26곳의 석탄발전소가 재가동됐다. 유럽은 석탄 수입을 50% 늘렸지만, 이 중 3분의 2는 아직 사용하지 않았다. 온화한 날씨에 9월부터 전력수요가 급속도로 줄었고, 4분기에는 전년보다 전력 사용이 8% 감소하기까지 했다.
관련 업계는 올해 풍력, 태양광 에너지 발전이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에, 비싼 가스는 시장에서 퇴장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업계는 전망한다.
존스 팀장은 "유럽내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올해 지속되고,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유럽 각국은 기존 결의에 따라 석탄에서 손을 뗄 뿐만 아니라 가스에서도 벗어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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