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파업 몸살' 영국서 소방관들도 20년 만의 파업 임박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영국에서 공공부문 파업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번엔 소방관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결의했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 소방노조(FBU)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조원 73%가 참여한 투표에서 88%가 파업에 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투표에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등 영국 전역의 소방관 약 3만 명이 참여했으며 특히 북아일랜드에서는 94%가 찬성표를 던졌다고 소방노조는 성명에서 밝혔다.
노조는 실제로 파업에 들어가기 전에 유예기간 10일을 뒀으며 이 기간에 정부가 개선된 임금인상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파업 일정과 쟁의행위 계획을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소방노조는 앞서 지난해 11월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하는 5% 임금 인상안 거부한 바 있다.
소방노조와 정부 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2003년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영국 소방관들이 전면 파업에 나서게 된다.
노조는 최근 10년간 소방관 급여가 실질적으로 삭감됨에 따라 쟁의행위 투표가 이뤄졌으며, 여론조사 결과 국민 5명 중 3명이 소방관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매트 랙 소방노조 위원장은 "2010년 이후 급여 가치가 최소 12%는 깎였다"며 "소방관들은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최전방에서 서비스를 제공해온 영웅들임에도 리시 수낵 총리 정부는 이들에게 적절한 급여를 제공하기 위한 자금 지원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파업은) 노조원들에게 최후의 수단이며, 소방서비스 중단의 책임은 정부와 고용주 측에 있다"면서 "그들은 믿을만한 제안을 함으로써 파업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맥스 블레인 총리실 대변인은 소방노조 투표 결과에 대해 "파업은 국민들에게 실망스럽고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면서도 파업에 따른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는지 노조와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수개월 동안 철도·의료 등 공공부문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교사들이 2∼3월 중 전국적으로 파업을 하기로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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