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고물가에 맥주세도 급등…"425㎖ 한 잔에 1만원 된다"
호주 맥주 소비세, 물가상승률과 연동…내달부터 3.7% 올라
(자카르타=연합뉴스) 박의래 특파원 = 호주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맥주 소비세도 함께 올라 일반 펍에서 맥주 한잔에 1만 원이 넘는 시대가 오게 됐다고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주 연방 정부는 내달부터 생맥주와 일반 판매 맥주에 붙는 소비세를 3.7% 올린다. 호주는 6개월마다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연동해 맥주 소비세를 조정한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지난해 8월 맥주세를 4% 올린데 이어 6개월만인 내달 추가로 3.7%를 또 올리는 것이다. 작년 10∼12월 호주 CPI는 전년 동기대비 7.8% 상승했다.
이 때문에 맥주 산업 관계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맥주세 인상은 소비자 가격 인상을 가져와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호주 양조자협회에 따르면 6개월 동안 맥주 세금이 7.8% 오르는 것은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호주 양조자협회는 이 영향으로 375㎖ 병맥주(알코올 도수 4.9%) 24병들이 1박스에 붙는 맥주세가 약 20호주달러(약 1만7천600원)에 이르고, 호주 술집에서 파는 생맥주 한 스쿠너(425㎖) 가격은 평균 12호주달러(약 1만540원)까지 오를 것으로 우려했다.
존 프레스턴 호주 양조자협회 대표는 정부가 지난 20년 동안 6개월마다 맥주 세금을 올리면서 호주인들은 일본과 핀란드,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높은 맥주세를 부담하고 있다며 "맥주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소 2년간 맥주 세금을 동결하고 펍에 부과하는 맥주 세금도 절반으로 줄일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협회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맥주세는 물가에 연동해 자동으로 바뀌는 것으로 현 정부가 새로 결정한 것이 아니라며 "수조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는 정부 재정과 함께 다른 우선순위에 있는 예산 문제들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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