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푸틴은 '노바디'…결정권자 누군지 모르겠다"
영 스카이뉴스 인터뷰 "러시아는 큰 전쟁 하는 중…우크라가 첫 단계"
"유머감각 안 잃고 버티는 중…남부·동부서 공격에 대비해야"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결정 권한이 없는 '노바디'라고 표현하면서 만나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영국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결정을 내리는 게 누군지 모르겠다"며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는 푸틴 대통령을 만나 얘기해봐야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평화를 말하다가 미사일로 공격하며 침공했다면서 "이해가 안 된다. 푸틴의 결정이었나, 아니면 다른 누가 결정했나"라고 물었다.
그는 "침공 후 푸틴은 '노바디'"라며 그는 전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잘 모르고, 보이는 것만 보는 '정보 버블' 속에 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은 큰 전쟁을 벌이고 있고, 우크라이나는 첫 단계"라며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이 지쳐 떨어질 때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약 1년 전 러시아가 침공했을 때 부인에게 관저가 안전하지 않을 테니 아이들에게 (대피할) 준비를 시키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암살 시도가 수십차례 있었음을 시사하면서 "빨리 신속히 어디론가 움직여야 한다고 권하는 정보가 많이 있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초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가족들을 잘 만나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두어 달은 열흘에 한 번쯤 아이들을 만났고 함께 식사하며 전쟁에 관해 대화했다. 딸은 올해 학교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열 살 아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가 전쟁통에 훌쩍 어른이 돼버려서 축구나 게임이 아니라 전쟁 승리 시기에 관한 대화를 한다면서 이는 비극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부모들이 자녀를 군에 보내 범죄자로 만드는 것을 아버지로서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하고, 러시아 청년들이 푸틴 한 명의 야망 때문에 목숨을 잃는다고도 했다.
정치 입문 전 코미디언이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을 치르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면서, 유머는 자신이 강하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전쟁 승리를 위해 그날 할 일을 생각해보고, 밤에는 15분 정도 아이들과 통화를 하는 것이 중요한 일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나라를 이끄는 것은 너무 힘들고 벅찬 일이라고 고백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러시아군 규모가 급증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러시아군은 사상자 숫자를 세지도 않을 정도로 신경 쓰지 않고 전진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인터뷰 중에 독일이 레오파르트 주력 전차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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