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쇼트트랙 '전설' 폰타나, 미국 귀화하나…"모든 카드 고려"
이탈리아 빙상연맹과 오랜 갈등 끝에 귀화 가능성 암시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쇼트트랙의 '살아있는 전설' 아리아나 폰타나(32)와 이탈리아 빙상연맹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폰타나는 25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으로 근황을 알리면서 자신에 대한 자국 빙상연맹의 불공정한 대우를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탈리아 빙상연맹과 신뢰 회복은 불가능하다면서 "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며 "모든 카드가 테이블 위에 있다. 심지어 내가 고려조차 하지 않았던 것까지"라고 썼다.
폰타나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500m 금메달, 1,500m 은메달을 목에 걸며 자신의 통산 메달을 11개(금 2개, 은 4개, 동 5개)로 늘렸다.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16세 소녀로 처음 이름을 알린 이후 4번의 올림픽을 거쳐 역대 쇼트트랙 최다 올림픽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폰타나는 쇼트트랙 역사에서 범접할 수 없는 업적을 남겼지만 자국 빙상연맹과의 오랜 갈등으로 마음고생을 적잖게 했다.
폰타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남편 앤서니 로벨로를 개인 코치로 두는 문제로 자국 빙상연맹과 갈등을 겪었다.
폰타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500m 금메달을 따낸 뒤 "빙상연맹은 내가 남편을 코치로 두는 것을 정말로 탐탁지 않게 여겼다"며 갈등을 외부로 드러냈다.
그는 "복도에서 이탈리아 빙상연맹 관계자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내게 다가오지도 않았고 축하의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폰타나는 자국 빙상연맹과의 해묵은 갈등에도 "나라를 바꿀 바에는 차라리 은퇴하겠다"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것에 남다른 자부심을 드러내왔다.
그랬던 폰타나가 이제는 다른 국가를 대표해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이다.
폰타나가 이날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은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진행한 훈련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자신의 기내 모습을 담고 있다.
폰타나는 솔트레이크시티 훈련에 대해 "새로운 옵션을 탐색하고 미국이 나의 올림픽 여정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미국에 갔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폰타나가 2026 동계올림픽에 다른 국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 국가는 미국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탈리아 동계스포츠 최고의 스타가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앞두고 귀화 가능성을 암시하자 이탈리아 스포츠계는 비상이 걸렸다.
안드레아 아보디 스포츠 및 청년정책 담당 장관은 "폰타나가 이탈리아를 떠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약속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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