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격화하자 페루 대통령 "모두 잠시 휴전하자"
"대화 절실" 주장…정부, 생산·관광업 등 '1조5천억 피해' 추산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최악의 유혈사태로 번진 반정부 시위와 관련, 페루 대통령이 '전국적인 휴전'을 촉구하고 나섰다.
디나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리마 대통령궁에서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전 국가적으로 적대 행위를 일시 중단하자"며 "지역 의제 설정과 모든 민족 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페루 안디나통신 등에서 생중계한 이 날 회견에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법치와 제도를 존중하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단언한 뒤 내전 상태와 다름없는 소요 사태 종식을 위한 '휴전'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와 인권·시민단체 간 집계 규모에 차이는 있지만, 최소 40∼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내가 사임하면 페루는 무정부 상태와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50일 가까이 이어진 시위 여파로 생산 부문에서 20억 누에보 솔(6천300억원) 상당, 공공 인프라 및 관광업 부문에서 30억 누에보 솔(9천500억원) 상당 손해를 봤다고 전했다.
페루에서는 지난해 12월 7일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반란 및 음모 혐의로 구금된 후 볼루아르테 대통령 사임·의회 해산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도시 엘리트들이 농촌 출신의 카스티요 전 대통령을 축출했다'는 반감에 농촌 지역 원주민들이 수도 리마로 몰려들어 상경 투쟁을 벌이는 등 극심한 정치·사회적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방화와 공항·시설물 점거 등 폭력 행위와 이에 대한 유혈 강경 진압으로 격화하면서 하루 만에 17명이 숨지기도 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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