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 연준이사도 올해 첫 금리결정 앞두고 "0.25%P 인상 지지"
서머스 "중앙은행들이 너무 일찍 발빼면 가장 큰 비극될 것"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으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도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공개 지지했다.
월러 이사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행사 연설을 통해 "현재 데이터에 근거할 때 앞으로는 난기류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래서 지금으로서는 25bp(0.25%포인트, 1bp=0.01%포인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언급은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는 열리는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거의 쐐기를 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했던 연준은 12월 FOMC 정례회의에서 인상 속도를 0.5%포인트로 줄인 데 이어 2월에는 평상 수준으로 추가 감속할 것이 유력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의 투자자들은 2월 0.25%포인트 인상 확률을 99% 이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주부터 복수의 지방 연방준비은행 총재들이 잇따라 0.25%포인트 인상을 시사하며 군불을 땐 바 있다.
월러 이사는 소비자 지출 둔화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우리는 진전을 이뤘다. 인플레이션이 고조되고 경제 성장이 완만해지던 6개월 전에도 나는 노동시장을 심각하게 훼손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월러 이사는 "우리에겐 2% 물가상승률 목표로 향하는 상당히 먼 길이 있다"면서 "난 통화정책의 긴축 지속을 지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21년 초부터 가장 먼저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해온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너무 일찍 발을 빼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이날 스위스 다보스에서 폐막한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CNBC방송이 진행한 패널 토론에 참석, "포퓰리스트들이 선거에 지고 유럽은 꽁꽁 얼지 않았으며, 경기침체는 오지 않았고 중국은 정책을 수정했으며 물가상승률은 둔화했다. 이 모든 것이 긍정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안도감이 현실안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앞서 일시적 요인들이 물가를 급등시켰던 것처럼 이번에도 일시적 요인들이 물가상승률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며 "통상 맨 마지막 여정이 가장 어려운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들이 물가 안정으로부터 너무 이르게 초점을 거두고 우리가 이 전쟁을 두 번 치러야 한다면 가장 큰 비극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