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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 디샌티스, 우파에 손짓…흑인역사 심화교육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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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항마' 디샌티스, 우파에 손짓…흑인역사 심화교육 폐지
공립고교 대학과정 선이수 과목 불허…민주당 "노골적인 인종차별" 반발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미국 공화당내 대선 경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항마로 떠오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인종차별 등 이슈에 관해 정치적인 색깔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디샌티스가 이끄는 플로리다주는 최근 고등학교의 대학학점인정 선이수(Advanced Placement) 과목 중 하나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를 주내 공립학교에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주는 해당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감독하는 미국 대학입시위원회(College Board)에 이러한 방침을 통보하면서 교육 내용이 주법을 위반하고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주 교육 당국은 공문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의 어떤 내용에 문제가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교육적인 가치가 현저하게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미 대학입시위원회에 따르면 이 교육과정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중요한 기여와 경험을 탐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10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쳤으며, 미국 내 60개 학교에서 먼저 시범적으로 운영 중인 교육과정이다.
뉴욕주에서 이 과목을 가르치는 고교 교사 샤론 커트니는 교육 내용에 대해 "아프리카인들이 북미 대륙에 도착한 이후 경험한 일을 다루는 사실적인 역사 교육"이라면서 플로리다주가 이를 금지했다는 소식에 학생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미국 민주당과 인권운동 진영에서도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맥스웰 알레한드로 프로스트 하원의원은 "디샌티스는 흑인 역사가 미국의 역사가 아니라고 속이고 싶어 한다"며 "이런 지도자들 때문에 지난 2년간 플로리다의 증오 범죄와 인종차별적 행위가 급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장남인 마틴 루서 킹 3세도 트위터에 "플로리다주는 유럽계 연구와 미국인 연구는 허용할 텐데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는 주법에 어긋난다는 것인가"라며 "이것이 어떻게 노골적인 인종차별이 아닌지 설명해달라"고 항의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인종 문제 등에 관해 보수적이고 강경한 입장을 지속해서 드러내 왔다.
앞서 플로리다주는 지난해 1월부터 주내 공립학교에서 학생들이 그들의 인종이나 성별, 출신국가로 인해 역사적인 잘못에 책임을 느끼게 하는 주제의 교육을 금지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초등학교 저학년생 등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적 지향 또는 성적 정체성에 대한 수업·토론을 하지 못하도록 법제화하기도 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지난해 초 학교와 직장에서 인종과 성에 대한 논의를 제한하는 내용의 '워크 중단 법안'(Stop Woke Act)에 서명하면서 "플로리다주에서는 당신의 동의 없이 부과되는 숨 막히는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날 자유도 자유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깨어있는' 정도로 번역되는 워크는 인종차별, 성차별, 사회적 정의, 정치적 올바름과 같은 이슈에 대한 감수성을 의미하는데, 공화당 강경파는 학교에서 이런 가치를 교육하는 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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