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7일 격리' 의무 언제 풀릴까…방역당국은 신중
세계 각국 완화 움직임…'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돼야' 지적도
위기경보 단계·감염병 등급 하향 논의와 속도 맞출 듯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오는 30일부터 대부분 공간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확진자 7일 격리'가 사실상 유일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남게 됐다.
코로나19 시기의 상징과도 같았던 마스크 의무가 사라진 데다 방역 당국이 격리 의무 해제와 관련해 "논의를 시작할 단계가 됐다"고 밝히면서 격리 해제 여부가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24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격리는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환자가 발생했을 당시부터 시작됐다. 다만 당시에는 재택치료가 없어 확진되면 전담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고, 증상이 없고 진단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와야 격리가 해제됐다.
14일이었던 격리기간은 단계적 일상 회복이 시작된 2021년 11월 1일부터 10일로 줄어들었다.
지난해 1월 26일부터는 예방접종을 완료한 확진자는 7일, 미완료자는 10일간 격리하게 됐고 얼마 뒤인 같은 해 2월 9일부터는 접종 및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확진자면 누구든지 7일 격리로 통일됐다.
방역당국은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던 작년 6월에도 격리 기간 단축 및 의무 해제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유행 상황을 고려한 시뮬레이션 결과 격리 기간이 3일로 단축될 경우 확진자가 7일 격리 유지와 비교해 4배, 격리를 아예 해제할 경우에는 확진자가 8.3배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7일 격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후 국민의 99%에 가까운 인구가 코로나19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 등이 나온 데다 변이 바이러스에 높은 효과성을 지닌 2가 백신이 도입되면서 방역 완화에 보다 우호적인 환경이 만들어졌다.
주요 국가들이 잇따라 방역 조치 완화에 나선 것도 논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7일 격리 의무'는 일본, 뉴질랜드, 벨기에, 체코, 아일랜드, 코스타리카, 싱가포르 등 다수 국가에서도 시행 중이다.
다만 5일 이내로 우리보다 짧은 격리 의무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 독일, 그리스, 네덜란드 등이나 7일(프랑스) 또는 5일 이내(미국, 캐나다, 영국 등) 격리를 '권고'하는 국가들에 비하면 강도가 강한 편이다.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태국 등은 격리제도 자체가 없다.
홍콩은 오는 30일부터 확진자 격리 의무를 해제하기로 했고, 일본도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하향하는 방식으로 격리 의무를 포함한 각종 방역 조치를 조만간 해제할 방침이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지난 20일 격리 의무 완화와 관련한 질문에 "실내마스크 의무 1단계 해제가 진행되면서 그런 논의를 시작할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에 대한 비상사태를 아직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비상사태가 해제된 이후, 그리고 국내에서 심각 단계가 경계나 주의 단계로 변경되면 격리 의무 해제를 전문가들과 같이 논의해서 결정해나가겠다"고 했다. 속도를 내기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을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특히 실내 마스크 해제에 따른 영향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격리 의무 해제 논의가 진행될 경우 방역 경각심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프면 쉬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리 의무가 해제되면 확진자가 쉬고자 해도 출근하게 되고, 그로 인해 확산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앞서 정치권에서 격리 의무를 7일에서 3일로 단축하는 방안이 제시된 적이 있는 만큼 완전 해제 이전에 기간 단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방역 당국은 대중교통, 의료기관·약국, 감염 취약시설 등에 대한 마스크 해제 역시 코로나19 위기 경보 단계 및 감염병 등급 하향이 이뤄질 경우 검토하겠다고 밝혀 감염병 등급 등 하향 조정과 격리 의무, 마스크 착용 의무 완전 해제까지 3가지 사안이 함께 논의될 공산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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