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해외부문 인력 90% 감축
2021년 해외서 1조500억원 손실…"중국서도 절대적 우위 상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대표적인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이 해외부문 인력을 90% 감축했다고 현지 매체 과창판일보가 2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최근 해외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 세계 각지에 퍼져 있던 1천여 명의 인력을 100여 명으로 줄였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본,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지에서는 업무가 전면 중단됐고, 멕시코와 싱가포르에서도 일부 인력만 남겼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대규모 감원은 해외 부문에서 지속적인 손실을 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디디추싱은 2021년 해외 부문에서 58억 위안(1조552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작년에도 해외 부문에서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디디추싱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해외 업무팀에서 근무했던 디디추싱의 한 직원은 "작년 상반기부터 해외 사업이 계속 축소됐다"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한 아프리카에서부터 사업 중단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멕시코에서 각국 해외 업무 담당자들의 연례 회의를 소집한 직후 갑작스럽게 감원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디디추싱은 지난 16일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아 신규 사용자 등록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을 강행했다 전방위 규제를 받아 온 디디추싱의 족쇄가 풀린 것으로 해석된다.
디디추싱은 빅데이터 유출을 우려하는 당국의 반대에도 2021년 6월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강행했다 전례 없는 인터넷 보안 심사와 신규 사용자 등록 불허 등 당국의 고강도 규제를 받다 상장 1년 만인 작년 6월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 폐지했다.
당국은 작년 7월에는 사이버보안법을 위반했다며 디디추싱에 80억2천600만 위안(약 1조5천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90% 이상의 점유율을 넘어서며 중국 내 인터넷 차량 호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디디추싱은 가오더, 메이퇀, 하뤄 등 후발주자들에게 시장을 잠식당했다.
디디추싱의 작년 상반기 하루 호출 건수는 1천600만 건으로, 1년 전보다 40% 감소했다.
과창판일보는 "디디추싱은 여전히 중국 차량 호출 서비스 시장의 맏형이지만, 경쟁 상대들이 강력하게 추격하고 있다"며 "이미 과거의 절대적인 우위를 잃었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이 2020년 10월 정부 규제를 정면 비판한 데 이어 디디추싱이 미 증시 상장을 강행한 것을 계기로 중국 당국은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에 대한 전방위적인 규제에 나섰다 작년 연말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민영 경제 중시 및 플랫폼 기업 장려 입장을 밝히며 '빅테크 때리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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