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내막증, 정신질환과 유전적 연관성"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궁내막증(endometriosis)은 유전적으로 여러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궁내막증은 수정란이 착상하는 장소인 자궁 내막이 난소, 복막, 방광, 나팔관 등 다른 장기에 부착해 여성 호르몬에 의해 증식하면서 인근 장기들과 유착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극심한 골반통과 월경통이 나타난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며, 따라서 효과적인 예방과 치료법도 없다. 가임기 여성 9명 중 1명에게서 발생한다.
미국 예일 대학 의대 정신의학 전문의 도라 콜러 교수 연구팀은 자궁내막증은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eating disorder) 등 정신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의학 뉴스 포털 메드페이지 투데이(MedPage Today)가 19일 보도했다.
자궁내막증 환자 8천276명(평균연령 53.1세)과 자궁내막증이 없는 대조군 여성 19만4천 명(평균연령 56.7세)의 유전체(genome)를 다변량 회귀분석법(multivariate regression analysis)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자궁내막증 환자는 자궁내막증이 없는 여성에 비해 우울증, 섭식장애, 불안장애 발생률이 각각 3.61배, 2.94배, 2.6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연관성은 유전자의 발현 형질(phenotypic) 메커니즘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전자의 표현형이라고도 하는 발현 형질은 눈동자의 색깔이나 곱슬머리 같은 겉으로 나타나는 유전형질을 말한다.
연령, 체질량 지수(BMI), 사회경제적 수준, 자궁내막증에 의한 만성 통증 등 다른 변수들을 고려했어도 자궁내막증과 정신 질환 사이의 이러한 유전적 연관성에는 변함이 없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는 자궁내막증이 신체 건강만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유전적, 역학적 증거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자궁내막증에 의한 만성 통증도 우울증, 불안장애, 섭식장애를 유발할 수는 있지만, 그 어떤 생물학적 메커니즘이 자궁내막증과 정신질환을 모두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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