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경찰 툰베리 등 탄광촌 뤼체라트 철거 반대 시위자 구금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독일 경찰이 18일(현지시간) 스웨덴의 세계적 청소년 환경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19)를 비롯해 독일 서부의 작은 탄광마을 뤼체라트 철거 반대 시위에 나선 기후활동가들을 구금했다.
다나 침머만 아헨 지방경찰 대변인은 AFP통신에 "해당 시위자들은 신원확인을 위해 구금된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기후활동가들은 툰베리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구금된 시위자들은 두 자릿수 중반 규모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시위자 전체의 신원이 확인될 때까지 이들을 구금된 상태로 둘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들이 법적으로 구속된 것은 아니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앞서 경찰은 이날 뤼체라트 철거 반대 시위를 벌이던 기후활동가들을 강제로 퇴거조처했다. 지난 11일 독일 에너지기업 RWE와 경찰이 마을 철거를 시작한 이후 퇴거시킨 기후활동가들은 3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4일 시위참석차 뤼체라트를 찾은 툰베리는 "독일 정부가 탄광 소유주와 맺은 타협안은 부끄럽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 15일 뤼체라트를 떠나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아 경찰에 들려 강제 퇴거됐다가 급기야 구금됐다.
구금된 이들은 이날 탄광마을 철거 반대 시위 후 시위대에서 벗어나 탄광 봉우리쪽으로 달려간 이들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툰베리는 2021년 9월에도 뤼체라트를 방문, 석탄 채굴에 반대하고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언급된 지구 온도 상승 폭 1.5도 제한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시위에 참석했다.
기후활동가들은 뤼체라트를 철거한 뒤 지하에 매장된 석탄을 채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곳을 2년째 점거했었다.
뤼체라트가 있는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는 탈석탄 목표 시기를 2030년까지로 잡아 독일 전체보다 8년 앞당기기로 했다.
탈석탄을 앞당기는 과정에서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운영사인 RWE가 뤼체라트 마을 인근 가르츠바일러 탄광을 조기에 폐쇄하는 대신 마을을 철거하고 지하에 남은 석탄을 채취해 발전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지난해 10월을 끝으로 주민들의 이주를 마친 뤼체라트 마을의 주택과 토지는 이미 RWE 소유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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