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라마포사 대통령, 최악 전력난에 다보스행 취소(종합)
긴급회의 소집…하루 최장 11∼12시간 단전되기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최악의 국내 전력난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 참석을 취소했다.
빈센트 마궤니아 남아공 대통령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이같이 밝히고 "대통령은 의회 각 당 대표들과 국가에너지위기위원회(NECCOM), 국영전력공사 에스콤 이사회를 소집해 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애초 정부 대표단을 이끌고 16∼20일 스위스 알프스 휴양에서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었다.
남아공은 에스콤이 노후화한 화력발전 시설을 제때 정비하지 못하면서 10년 넘게 전력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에스콤은 전면적인 '블랙아웃'을 예방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지역별로 시간대를 나눠 단전하는 방식으로 부하를 조정하는 순환단전(로드셰딩)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일부터는 총 5천84MW 용량의 발전기 11개가 고장 났다면서 제6단계 로드셰딩을 무기한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최장 11∼12시간의 단전을 감당해야 하는 등 전력난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현지인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순환단전은 또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수억 달러의 손실을 초래하는 등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경제가 가장 발달한 남아공의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제1야당인 민주동맹은 지난 14일 남아공 국민들에게 현 상황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는 항의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주 남아공 전력규제 당국은 에스콤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18% 이상의 소비자 전기요금 인상과 내년 추가 인상을 승인했다.
남아공은 풍력이나 태양열 등의 재생 에너지로 전력을 추가 조달한다는 방침이지만 단기간에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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