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취업자 10명중 3명은 주 36시간 미만 근무…역대 최대
60대 이상이 31% 차지…30대 14%, 20대 이하 16%
공휴일 영향 제외해도 5명 중 1명꼴
(세종=연합뉴스) 김다혜 기자 = 지난해 취업자 10명 중 3명은 취업 시간이 주 36시간 미만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연합뉴스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작년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802만8천명으로 전체 취업자(2천808만9천명)의 28.6%를 차지했다.
규모와 비중 모두 198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대다.
2021년에는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670만6천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4.6%를 차지했다.
36시간은 일반적으로 단시간 근로자와 전일제 근로자를 가르는 기준이다.
36시간 미만 근로자가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9.7%에 불과했으나 22년 만에 약 3배로 늘었다.
단시간 취업자는 임금이나 근로조건·훈련 기회 등에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 나쁜 '불완전 고용' 일자리가 늘어난 것이 아닌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일과 육아를 병행하려는 맞벌이 부부, 은퇴한 고령층 등 전일 근로를 할 수 없거나 할 의사가 없는 근로자도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단시간 취업자 증가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취업자의 주 36시간 미만 근무 사유를 살펴보면, 평소에도 일주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한다고 한 경우가 58.5%로 가장 많았고 연·휴가와 공휴일 때문이라고 한 취업자(31.3%)가 그 뒤를 이었다.
일시적으로 일거리가 없어서(5.8%), 일시적인 병·사고(1.3%), 사업 부진·조업 중단(1.0%), 일기 불순(0.9%), 가족적 이유(0.5%), 육아(0.2%), 교육·훈련(0.1%) 등 이유로 36시간 미만 일한 경우도 있었다.
작년에는 8월, 9월, 10월 취업자 조사 대상 주간(매월 15일이 속한 일주일) 평일에 공휴일이나 대체공휴일이 포함돼 공휴일의 영향이 특히 컸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31.0%)이 가장 많았고 이어 50대(20.5%), 40대(18.3%), 20대 이하(16.1%), 30대(14.1%)의 순이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 가운데 12.3%(98만6천명)는 더 많은 시간 일하기를 원했다.
더 일하기를 원하는 36시간 미만 취업자 비중은 50대(15.9%), 40대(13.2%), 30대(12.6%)에서 높고, 20대 이하(10.7%), 60대 이상(10.1%)에서 비교적 낮았다.
36시간 미만 취업자 중에서 추가 취업을 원하고 실제 추가 취업이 가능했던 '시간 관련 추가 취업 가능자'는 83만6천명이었다.
지난해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를 공휴일이나 연·휴가 때문에 취업 시간이 줄어든 경우를 제외하고 보면, 551만2천명(전체 취업자의 19.6%)으로 전년보다 6만8천명(1.3%) 늘었다.
취업자 5명 중 1명꼴이다.
이렇게 범위를 좁히면 더 많이 일하기를 원하는 취업자 비중이 17.3%로 높아진다.
특히 30대(25.1%), 50대(24.3%), 40대(23.1%)인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4분의 1 안팎이 근무 시간을 늘리거나 부업을 하거나 더 많이 일할 수 있는 다른 직장으로 옮기고 싶어했다.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주 36시간 미만 취업자 증가가 고용의 질 측면에서 부정적인 시그널인지 사람들의 선호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인지 평가하려면 업종별, 종사상 지위별 분포와 임금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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