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협력 다짐한 나토·EU, '인프라·공급망' 보호 TF 출범
나토 사무총장, EU집행위원단 회의 이례적 참석…공동선언 발표 연장선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1일(현지시간) 유럽의 핵심 기반시설 보호를 목표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국방·안보 분야 EU 집행위원단 세미나에 앞서 언론 모두발언에서 "핵심 인프라 안보는 EU-나토가 새롭게 중점을 두어야 할 중요한 협력 부분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노르트스트림 천연가스관에 대한 사보타주(파괴공작)를 목격했고, 이는 우리가 새로운 유형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 및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에서 총 4건의 가스누출이 발생했다. 서방은 당시 사보타주에 의한 폭발이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고 하이브리드전으로 확대되는 양상이 뚜렷한 만큼, 유사한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양측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TF에는 EU와 나토 소속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교통운송·에너지·디지털·우주 등 크게 네 가지 분야 인프라를 겨냥한 위협을 조기에 식별하고, 발견된 전략적 취약성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EU 및 나토 회원국에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이날 집행위원단 세미나에 참석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TF와 관련해 "우리는 핵심 인프라 기술과 공급망을 겨냥한 잠재적 위협에 대해 회복력을 강화하는 방안과 잠재적 취약성을 완화하기 위한 행동에 착수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리 사회를 더 강하고 안전하게 만드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TF 출범은 전날 EU와 나토가 5년 만에 발표한 공동선언문에서 안보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의 연장선이다.
EU 집행위원단의 연초 회의 성격인 안보 세미나에 '외부인'인 나토 사무총장이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행위원단은 현재 집행위원장을 포함해 EU 회원국별 1명씩 현재 총 27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EU 차원의 주요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의 적들(adversaries)과 경쟁자들은 우리에게 도전을 가하고 우리 안보를 약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며 "그래서 EU와 나토가 협력하고 전반적으로 우리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부터 EU 회원국들이 국방비 지출을 늘리기로 한 점을 언급하면서 "더 강력한 유럽의 군사력은 나토도 강하게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인도적 부문에서 경제, 군사에 이르기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도 논의된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격전이 벌어진 점을 상기하며 "전쟁이 중대 국면에 접어든 현재 우리는 지원을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신속히 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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