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작년 국유토지 매각 31% 감소…5년 만에 최저
공영개발업체가 매각 국유토지 떠안아…지방재정 부실화 우려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으로 작년 중국 국유토지 매각이 30% 감소해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제일재경 등 현지 매체가 1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작년 중국의 국유토지 매각 수입은 4조7천300억 위안(약 868조3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1% 감소했다.
이 실적은 5년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와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의 영향으로 각종 개발 사업이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유토지 매각은 중국 지방정부들의 주요 재정수입원이다.
2020년 전체 지방 재정 수입에서 국유토지 매각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43.6%에 달했으며 작년(41.8%)에는 다소 낮아졌지만 40%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수시로 유전자증폭(PCR) 전수 검사를 하는 등 코로나19 방역에 엄청난 재정을 쏟아부은 반면, 국유토지 매각 수입은 감소하면서 지방 재정 악화가 심화했다.
중국 국무원은 작년 5월 정기적으로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상시적 PCR 검사' 체계를 갖추라고 지시했고, 지방정부들은 작년 11월 방역 완화 조치가 나오기 전까지 3∼7일에 1회씩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PCR 검사를 실시했다.
PCR 검사에 드는 비용은 모두 지방정부가 떠맡았다.
당시 쑤저우증권은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4대 1선 도시와 30개 성도급 '2선 도시'에서만 1년간 상시적 코로나 검사에 드는 비용이 1조7천억 위안(약 312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일부 도시는 공무원들의 수당을 삭감했고, 신규 공무원을 선발하기로 했다가 취소한 곳도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시장을 지탱하기 위해 지방업체들이 출자한 공영 개발업체들이 자금 여력이 없는 데다 신규 개발을 꺼리는 민간 개발업체들을 대신해 지방정부들이 매각하는 국유토지를 매입하고 있다.
지방정부들의 재정 수입을 보장하고, 부동산 개발 붐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공영개발업체들의 국유토지 매입 비중이 50%가 넘는 도시가 많고, 선양과 우시 등 일부 도시는 90%를 넘어섰다.
지방정부가 매각한 토지를 공영개발업체들이 떠안는 이런 방식은 공영개발업체들의 부실을 초래하고, 결국 지방정부 재정을 악화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웨카이증권 수석 경제학자 뤄즈헝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토지 공급과 수요가 계속 감소 추세를 보여 지방정부의 재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국유토지 매각 수입 의존도를 낮춰) 지방정부의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위해 부동산 보유세 등이 도입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부동산을 매매할 때만 세금이 부과된다. 다만, 상하이와 충칭 등 2곳에서 시범적으로 보유세를 걷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가뜩이나 침체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어 부동산 보유세 시행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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