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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도 못해"…'넘버1' 의장 공백에 문도 못열고 멈춰선 美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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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도 못해"…'넘버1' 의장 공백에 문도 못열고 멈춰선 美하원
상임위 가동 안돼 국가안보 정보 공유 차질…세비도 '스톱' 위기
이틀째 투표에도 선출 불발…의회 공전 사태 장기화 우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미국 하원이 4일(현지시간) 이틀째 거듭된 투표에도 의장 선출에 실패하면서 의회 업무가 마비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하원은 이날 이틀째 본회의를 열고 의장 선출 투표를 6차까지 진행했으나 공화당 내에서 반란표가 이어지며 어느 의장 후보도 과반(218표)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고 결국 투표를 연기하기로 했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공화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란으로 야기된 이번 사태가 비단 공화당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하원 기능 자체를 멈추게 하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난해 중간선거로 당선된 새 의원들이 의회 구성 첫날 '의원 선서'를 해야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할 수 있지만, 의회가 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이 절차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당선자들이 계속 대기 중인 상태다.
공화당 소속 빌리 롱(미주리) 의원은 12년 전 자신이 처음 당선됐을 때 '당신이 선서하기 전에는 의원으로 활동하려고 생각조차 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케빈 매카시(공화당 원내대표)도, 스티브 스칼리스(공화당 원내 수석부대표)도 아직 의원이 아니다"라고 WP에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하원 관계자도 "이곳에서 벌어진 상황의 제도적인 피해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 필요가 있다"며 "헌법상 동등한 3개 통치기관 중 하나가 마비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하원 행정위원회 지침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의장이 선출되지 않을 경우 하원 각 위원회 소속 직원들 모두 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CNN은 전했다.
급여 지급 등 실무적인 내용을 담은 하원 운영규칙이 기한 내에 의회에서 채택돼야 해당 절차가 진행되는데, 의원 취임과 위원회 구성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비용 처리가 승인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하원이 해온 주요 업무인 정부 기관 감독 기능도 전면 중단된 상태다. 특히 여러 정보기관과의 소통이 끊어진 상황을 걱정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하원이 제대로 구성되지 않으면 상임위 가동 차질 등으로 인해 국가안보 관련 정보를 백악관과도 공유할 수 없다.
FBI 요원 출신인 브라이언 피츠패트릭(공화·펜실베이니아) 의원은 CNN 인터뷰에서 "하원 정보위원회는 19개 정보기관을 감독하는데, 현재 접촉이 모두 끊긴 상태"라며 "국가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 권력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공석인 상태가 장기화하면서 정치적인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근심거리다. 하원의장은 대통령, 부통령에 이어 국가 의전서열 3위다.
WP는 "이번 사태가 대통령직 승계 서열에 구멍을 냈다"고 평가했다.
미 하원의장 선출을 위한 투표가 2차례 이상 진행된 것은 1923년 이후 100년 만이다. 당시는 9번 투표 끝에 결론이 났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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