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극우 장관의 성지 도발 후 가자지구서 로켓 발사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 장관의 예루살렘 성지 방문 강행 이후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다.
이스라엘군(IDF)은 3일 밤(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남부지역을 향해 로켓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발사된 로켓 포탄은 분리 장벽을 넘지 못하고 가자지구 내에 떨어졌으며, 공습경보도 울리지 않았다고 군 당국이 설명했다.
이스라엘군이 로켓 발사에 대응해 보복 공습을 감행할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벤-그비르 장관은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반발에도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성지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는 이슬람교의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있다.
그는 "성전산(이스라엘 측 성지 호칭)은 모두에게 열려있다"며 성지 경내에서 유대교도의 예배와 기도를 금지한 규칙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벤-그비르 장관의 도발적인 성지 방문은 팔레스타인과 성지 관리권을 가진 요르단, 이슬람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권의 공분을 샀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도 성지 규칙 변경 시도를 경계했다.
현지 언론도 취임 엿새 만에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을 겨냥한 도발을 감행한 벤-그비르 장관의 행보에 우려와 비판을 쏟아냈다.
일간 하레츠는 4일 자 사설에서 "벤-그비르의 도발은 베냐민 네타냐후가 재집권을 위해 치른 대가"라며 "네타냐후는 오로지 재집권을 위해 방화광(放火狂,pyromaniac)들을 정부에 끌어들이고,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렸다"고 썼다.
보수성향의 일간지 예루살렘 포스트 사설도 벤-그비르 장관의 도발이 미국의 우려를 샀다고 지적하면서 미국과의 관계를 지키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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