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총 2조달러 붕괴에 테슬라 12%↓…새해 첫날 시장 혼돈(종합)
中공장 생산 차질·아이폰 판매 둔화 우려에 애플 4% 가까이 하락
테슬라 작년 인도 실적, 기대치 미달…월가 목표주가 잇단 하향
경기침체 우려 고조에 금·달러 안전자산 오르고 유가 급락
(로스앤젤레스·뉴욕=연합뉴스) 정윤섭 강건택 특파원 = 작년에 최근 14년중에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미국 뉴욕증시가 새해 첫 거래일에도 웃지 못했다.
빅테크 대장주인 애플 주가가 급락하면서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무너졌고, 전기자동차 세계 1위 업체인 테슬라도 지난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폭락했다.
애플과 테슬라의 부진은 뉴욕증시 전체를 끌어내렸다.
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5.36포인트(0.40%) 떨어진 3,824.1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50포인트(0.76%) 떨어진 10,386.99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장중 3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다 막판에 하락분을 거의 만회했지만, 결국 10.88포인트(0.03%) 내린 33,136.37에 장을 마감했다.
시총 1위 애플 주가의 급락이 뉴욕증시의 우울한 출발을 이끌었다. 애플 주가는 이날 3.7% 떨어진 125.07달러에 거래를 끝내 시총이 1조9천900억달러로 미끄러졌다.
애플 시총이 2조달러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21년 3월 이후 처음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 하락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2조달러 선을 내준 이후 애플은 시장가치 2조 달러를 유지한 유일한 기업이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인 2020년 8월 처음으로 2조달러 고지를 돌파한 애플은 지난해 1월에는 잠시 3조달러 선까지 터치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공장 생산 차질에 따른 아이폰 판매 둔화 우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 등으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면서 애플이 올해 첫 거래일에 시총 2조 달러를 지켜내지 못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65% 폭락했던 테슬라는 새해에도 매도 주문이 이어지며 장중 14% 넘게 추락한 뒤 12.2% 떨어진 108.10달러에 장을 마쳤다. 장중가 기준으로 지난 2020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작년 전기차 인도 실적이 수요 둔화 우려를 키우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테슬라의 2022년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대였으나,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 미달했다.
작년 4분기 인도량(40만5천278대)도 월가 예상치(43만1천117대)를 밑돌았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기차 인도 현황 발표 이후 월가 투자기관 가운데 최소 4곳이 목표주가와 향후 수익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JP 모건은 테슬라 마진 축소를 예상하면서 목표주가를 125달러로 낮췄다.
웨드부시증권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에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며 "회사 성장의 핵심 지역인 중국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가격을 조정하거나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새해에도 여전한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이 당분간 계속될 예정인 가운데 이로 인해 결국 경기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레그 바수크 최고경영자(CEO)는 CNBC방송에 "경기침체적 환경이 새해에도 기술주에 추가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2로 전월(47.7)보다 떨어져 지난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경기침체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경기침체 염려로 금과 달러 등 안전자산은 오르고 수요 둔화 가능성이 제기된 원유 가격은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1% 상승했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 역시 온스당 1.1% 오른 1천846.1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 금값은 작년 6월16일 이후 최고가 마감이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3.33달러) 급락한 76.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jamin74@yna.co.kr,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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