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총리, 불교 지도자에 '평정' 조언 듣고 취재진에 짜증
"욱하는 성질 아니다"…과거 기자들에게 손소독제 뿌려 구설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가 불교 최고 지도자에게 '평정을 유지하라'는 말을 들은 뒤 취재진에게 짜증 섞인 반응을 보여 구설에 올랐다.
2일 현지 매체 네이션에 따르면 쁘라윳 총리는 새해를 맞아 전날 방콕 시내 사원 왓 랏차보핏을 찾아 공양하고 태국 불교 최고 지도자 솜뎃 프라 아리야웡사카타얀을 만났다.
쁘라윳 총리는 사원 방문 후 취재진에게 "흥분하지 말고 마음을 가다듬으라"는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개 석상에서 종종 냉정을 잃고 돌출행동을 한 적이 있는 쁘라윳 총리에게 이날 조언은 효과가 없었다고 네이션은 보도했다.
쁘라윳 총리는 기자들이 조언의 의미를 계속해서 묻자 화난 모습으로 "내가 성급하고 욱하는 성격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문제를 다뤄야 하므로 마음을 가다듬고 짜증을 내지 말라고 한 것"이라며 "나는 갑자기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기자가 새해 목표를 높게 잡았냐고 묻자 쁘라윳 총리는 얼굴을 찌푸리며 대답 대신 사원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올해 특별한 고민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짜증 난 말투로 "당신은 어떠냐? 무슨 걱정이 있냐? 이런 질문을 할 때 걱정이 되냐?"고 쏘아붙였다.
쁘라윳 총리는 지난 2021년 3월 기자회견에서 내각 개편에 대한 난감한 질문이 나오자 짜증을 내면서 기자들을 향해서 손소독제를 뿌렸다. 해당 사진과 영상이 해외 언론에도 보도되면서 논란이 됐고, 그는 며칠 뒤 사과했다.
쁘라윳 총리는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2019년 총선을 통해 재집권했다. 최근 그는 총선에서 승리한 뒤 2년간 더 총리직을 수행하고 싶다며 집권 연장 의지를 밝혔다.
그는 현 집권 여당인 팔랑쁘라차랏당(PPRP)을 떠나 측근들이 포진한 신당인 루엄타이쌍찻당(UTN)에 입당할 예정이다.
임기 논란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라 그는 차기 총선에서 승리해도 2년간만 총리직을 더 맡을 수 있다.
태국 총선은 5월 7일로 예정돼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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