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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아프간 이주민 1천200명 체포…수감시설서 출산도
밀려드는 난민에 거부감…아프간 당국은 열악한 수감상황 우려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이 이웃 나라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주민 1천200명 이상을 체포해 수감시설에 수용했다고 AP통신 등 외신과 현지 매체가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최근 여러 차례 단속을 통해 남부 대도시 카라치로 입국한 아프간인 중 유효한 여행 서류를 갖지 않은 이들을 체포해 수감했다.
수감된 이들은 두 달 가량 구류를 거친 후 본국으로 송환된다.
파키스탄 당국은 체포된 이들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카라치 주재 아프간 영사인 굴 딘은 "빠르고 품위 있는 송환을 위해 파키스탄 당국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열악한 수감 실태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파키스탄 당국을 향한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SNS에 올라온 사진 등을 살펴보면 다수의 어린이가 좁은 공간에 수감됐다.
이들을 지원하는 변호사 모니자 카카르에 따르면 진료를 위해 아프간에서 넘어온 임신부까지 갇혔고 한 여성은 수감시설 내에서 출산까지 했다.
파키스탄의 국가 인권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카라치의 수감 시설에만 여성 139명과 어린이 165명 이상이 수감됐다.
이에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간 정부는 파키스탄 당국에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며 항의했다.
압둘 카하르 발키 아프간 외교부 대변인은 "파키스탄 당국은 수감된 이들을 신속하게 풀어주겠다고 거듭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인에 대한 이런 치욕스러운 대우는 어느 쪽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아프간인들은 1979∼1989년 소련 강점기 시절부터 파키스탄으로 많이 이주했다. 지난해 8월 이후에는 탈레반의 통치를 피해 10만 명 이상이 파키스탄으로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UN) 통계에 따르면 현재 파키스탄에는 약 130만 명의 아프간인이 난민으로 정식 등록해 살고 있으며 이밖에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이주민 수도 100만 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은 과거에는 아프간 난민 수용에 비교적 우호적인 입장이었으나 탈레반 정부 출범 이후에는 여력이 없다며 거부감을 보여왔다.
파키스탄 당국은 아프간인 난민과 반군의 진입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에 철제 펜스도 설치한 상태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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